김성수 박사, "여러 종단들이 3.1운동 때처럼 또 한번 선도자가 되어 주길"

김성수 박사는 2일 오후 2시 한국종교협의회가 서울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주최한  '3.1절 기념 한반도 평화와 신통일한국 실현을 위한 제40차 초종교 목요기도회 및 재독 통일운동가 김성수 박사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갈등의 세계정세와 한반도 위기상황] 제하의 강연을 했다. 강연문을 싣는다. <편집자>
 

갈등의 세계정세와 한반도 위기상황

20세기 제1차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세계가 21세기 초반 세계 여러 곳에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제3차세계대전의 발발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한반도도 심각한 발화점의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오늘 저의 강연에서는 세계적 갈등의 하나가 전쟁으로 유발된 유럽의 우크라이나전쟁 양상과 이에 대한 철학적 근거를 살펴보고, 그 다음 또 하나의 발화점인 한반도의 평화사도인 종교인들의 역할에 대해서 소견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유럽의 갈등 상황

김성수 재독통일운동가(철학박사)가 2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람일보
김성수 재독통일운동가(철학박사)가 2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람일보

21세기 초반 첨예한 갈등지역을 꼽는다면 4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을 비롯한 나토와 러시아와의 대립관계, 중동에서는 이스라엘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과의 대립관계, 아시아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과의 대립관계, 동북아시아에서는 남한을 둘러싼 미국과 북조선과의 갈등입니다.

이 4대 갈등의 주동자는 모두 미국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나토와 러시아간의 갈등이 전쟁으로 폭발하게 된 근본 원인은 유럽패권주의세력의 동진정책에서 찾는 것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 90년대 초에 사회주의진영이 완전히 붕괴된 이후 미국의 지휘아래 유럽연합과 나토는 정치적으로 군사적으로 동진정책을 실행했습니다. 동진정책의 목적은 지난 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을 유럽연합에 흡수하여 러시아도 붕괴시키자는 것이었습니다. 

약 40년간의 동진정책은 백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전선에서 결정적인 시험대에 부딪치게 된 것입니다.

2020년대 초 백러시아에서 친유럽세력의 집권이 거의 성공한 단계에서 실패하고 우크라이나가 동진정책의 마지노선이 된 것입니다.

미국과 나토의 유럽동진정책 수행에서 앞장선 통일독일은 우크라이나사태 발전의 주동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배경에는 잘못된 독일통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독에 의한 동독 흡수통일은 서독의 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련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선물로 그리고 미국의 후견에 힘입어 준비과정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입니다.

고르바초프는 대미굴종적인 정책인 페레이토스카와 그라스노스트의 실천적 모델로 동독의 개방, 즉 동독의 서독을 향한 굴종을 압박했으며, 미국은 통일된 독일에 대한 유럽 나라들의 우려를 통일된 독일의 예속적 관계 설립이라는 약속을 통해 무마한 것입니다.

그 결과 통일독일은 자주권 없이 미국의 동진정책의 일환인 우크라이나의 유럽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전쟁에 휩쓸린 결과 미국을 비롯하여 독일 및 유럽 나라들은 이 전쟁을 종식시키기도 힘들고 계속하기도 힘든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러시아는 이 전쟁의 패배 대신에 핵전쟁을 공표하고 있습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나라들은 우크라이나전쟁 이외 또 하나의 정치적 난국에 휩쓸려 있습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 나라들의 수탈 대상국가들이었던 중동과 아프리카지역에서 수백만명의 피난민들이 유럽으로 유입되었으며, 지금도 보트피플의 비참한 여정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피난민의 일부는 노동력으로 전환되지만 심각한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피난민 문제는 유럽의 각 나라에 민족주의를 촉발하고 있으며, 민족주의적 정치세력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하여 기성정치세력을 압도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며, 이 정치세력은 유럽연합의 해체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이 세력은 이미 이탈리아에서 정권을 장악했으며,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기타 여러 나라들에서 정권 교체가 막상막하의 처지에 있습니다.

이 정치세력이 유럽에서 주도권을 잡게 되면 세계적 정치판도에 세기적 파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국내에서도 심도 있는 고찰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전망적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 혼란의 철학적 근거

저는 지난 1월에 『서양철학의 역설』을 출간했으며 서울과 광주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예상보다 성과가 좋았다는 평입니다.

이 저서는 서양철학 전반에서 나타나는 역설현상의 고찰을 통해 서양철학의 한계성을 해명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 책은 서양철학 내지 서양학문이 세계적 차원에서 중심주의 내지 지배주의의 위상을 점령해 왔다는 것을 정리함으로써 오늘날 세계적 혼란의 철학적 근거를 부분적으로나마 밝힐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해 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부족하지만 지난 2월24일자 한겨레신문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 저서를 쓰게 된 동기

20세기 90년대 사회주의진영의 붕괴, 자연재해의 심각화, 세계 도처에서 갈등과 충돌의 심화가 미국과 유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그 근원의 철학적 해명에 2000년대가 시작하면서부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 서양철학의 기본특징이면서 그 기반이 2분법성이며 이로 인해 철학이론 전개는 필연적으로 역설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역설의 필연성

2분법적 사유는 분별과 시비를 무한정 멈출 수 없게 되며, 각기 자기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집니다.

하나의 테제가 등장하면 안티테제로 대립시키고 이 대립을 신테제로 종합해도 이 종합은 일시적일 뿐, 또 다른 대립과 갈등의 이론전개는 계속되며 이 과정에서 역설은 필연적인 현상으로 됩니다.
 

■역설의 부정적 작용

역설은 그 내용의 성격에 따라 이율배반, 진퇴양난, 부메랑 등 여러 가지 양상이 있지만, 역설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극단주의, 원칙주의, 비타협주의 등을 선호하게 됩니다.

이러한 정신적 태도는 반목, 알력, 전쟁 등 인류재앙의 원천으로 됩니다.

또한 역설현상은 정신적으로 회의주의, 허무주의에 빠지게 하며, 방탕, 방황, 자포자기, 자살 등의 인간비극을 초래하게 됩니다.
 

■역설의 출로

역설의 근원이 2분법적 사유에 있기 때문에 자연히 비2분법적 사유에서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동양의 천지인사상, 불가의 여여사상 또는 노장의 무위자연사상 등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상정해 봅니다.
 

■여러 종단에 대한 기대

주요 종교단체들의 실행은 개인 영성문제의 해결을 주로하면서 사회적 병폐의 해소라는 양면을 포괄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족문제와 세계적 문제를 분리하지 않으려는 입장이 어느 사회단체들보다 분명합니다.

그 훌륭한 역사적 예가 3.1 항일운동입니다.

바로 어제가 3.1운동 104주년입니다.

1900년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고통과 갈등의 근원은 일제의 식민지지배였습니다.

이 지배를 타파하고자 종교인들이 항일의 선도자로 횃불을 들었습니다.

그 이후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한반도는 외세의 속박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외세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남북분단, 남북갈등, 제2의 한국전쟁(이제는 핵전쟁)의 끝없는 공포와 불안, 남북경제의 불균형발전, 수백만 이산가족의 비극 등등, 우리 민족은 너무 오랫동안 환한 미소를 잃고 생존하고 있을 뿐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멋진 공동선언이 만들어져 세상에 공포되었지만, 바로 이 시각에도 우리는 핵전쟁의 공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그 주된 근거를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종단들이 3.1운동 때처럼 또 한번 선도자가 되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2023년 3월 2일

백범기념관에서 <김성수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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