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휘국 “광주 전체 중학교, 국정교과서 거부”
장휘국 “광주 전체 중학교, 국정교과서 거부”
  • 박준배 기자
  • 승인 2016.11.28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밀실 추진된 역사 국정화 반드시 폐기돼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28일 교육부의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 강행에 대해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육감은 이날 오후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교육부가 국민의 반대여론을 무시한 채 기어코 중학교 역사와 고교 한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했다”며 “반헌법적·비민주적·반역사적·반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된 역사 국정화는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 전문 참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28일 광주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교육부의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 강행에 대해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그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인 자율성과 다양성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라며 “학생들에게 하나의 역사관만을 강제 주입해 무비판적 ‘바보사람’으로 키우는 우민화 교육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5% 이상의 현장 역사교사, 90% 이상의 역사학자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역대 최저인 국민지지율 4%의 정권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역사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교과서의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비공개로 진행돼 국민의 알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했다”며 “오늘 공개된 현장검토본의 의견 수렴 절차도 ‘비공개 접수형’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또 “현장검토본은 왜곡축소와 누락, 친일과 독재의 미화로 얼룩져 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쳐 기술해 뉴라이트들이 주장하는 건국절 개념을 수용했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전면 부정하는 반헌법적인 시각이자 항일투쟁의 역사를 폄훼하는 반역사적 시도”라고 지적했다.

장 교육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따른 대책으로 광주 전체 90개 중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국정제 중학교 역사교과서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고등학교는 기존 주문교과서 주문을 취소하며 모든 한국사 교과서의 구입 대행업무를 거부하기로 했다.

또 국정교과서 검토회의·현장검토교사 참여 거부, 역사과 교수·학습자료 대책팀 구성, 친일부역자사전·민주화운동열전 제작·배포, 광주·전북 ·강원·세종 등 4개 교육청 동시 보조교재 개발 등의 대책도 내놓았다.

장 교육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교육의 퇴행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를, 검·인정제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헌법이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우선적으로 교육부장관 수정고시를 통해 2017학년도 1학기에 기존 검정교과서 체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전면 폐기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광주시교육청의 입장

“국정 역사교과서가 학교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습니다!”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의해 자행된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195만 명의 국민들이 지난 11월26일 전국의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헌정 사상 가장 많은 시위 인파가 거리를 가득 메웠지만 정부는 국민의 준엄한 외침을 새겨듣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부가 국민의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기어코 오늘(11월28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현장검토본 공개를 강행했습니다. 초·중·고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인 자율성과 다양성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이며, 학생들에게 하나의 역사관만을 강제 주입해 무비판적 ‘바보사람’으로 키우는 우민화 교육정책입니다.

95% 이상의 현장 역사교사, 90% 이상의 역사학자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역대 최저인 국민 지지율 4%의 정권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것은 심각한 역사의 퇴행입니다.

국민의 생각과 의견은 철저히 무시한 채 반헌법적, 비민주적, 반역사적, 반교육적으로 밀실에서 추진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반드시 폐기 되어야 마땅하며, 결단코 교육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국정농단의 책임이 막중한 대통령과 정부가 추진한 국정교과서는 이미 신뢰를 잃었고, 국민적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광주시교육청은 국정화 된 역사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입니다.

◆ 국정화 역사교과서의 문제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시작부터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오늘까지 어떤 것도 공개되지 않은 밀실 정책입니다. 국정교과서의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비공개로 진행돼 국민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했습니다. 반면 8종의 검정교과서는 집필진 전원과 내용을 검토한 연구위원, 검정위원 명단까지 모두 공개했었습니다.

오늘 공개된 현장검토본의 의견 수렴 절차도 ‘비공개 접수형’으로 진행됩니다.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서는 EPKI인증서, 휴대폰, 아이핀 등을 통해 본인인증을 거쳐야 하며 자신의 의견만 써서 비공개로 접수하는 방식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볼 수 없어 활발한 댓글 토론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깜깜이’ 의견 수렴입니다.

현장검토본은 왜곡축소와 누락, 친일과 독재의 미화로 얼룩져 있습니다. 특히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쳐 기술해 뉴라이트들이 주장하는 건국절 개념을 그대로 수용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전면 부정하는 반헌법적인 시각이며, 항일투쟁의 역사를 폄훼하는 반역사적 시도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은 별도의 성취기준을 구성하지도 않았고, 5·18민주화운동은 역사적 진실과 실체를 축소했습니다. 일제의 침략은 ‘식민지근대화론’을 내세워 포장·왜곡한 반면 자랑스런 독립운동사는 크게 위축됐습니다. 또 박정희 유신 독재를 경제개발이라는 미명으로 미화하고, 경제성장과 새마을운동을 강조하는 등 박정희 정권의 긍정적 측면만 부각시켰습니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따른 대책

1. 광주의 전체 90개 중학교에서 국정교과서를 채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국정제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대해서는 대금을 지급하지 않겠으며, 고등학교는 기 주문교과서를 주문 취소하고 모든 한국사 교과서의 구입 대행업무를 거부하겠습니다.

2. 고등학교의 경우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학교별로 고등학교 1학년 한국사를 미편성하고, 그에 따른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학교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3.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 검토회의 및 현장검토교사 검토 과정 참여를 단호히 거부하겠습니다.

4.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해 전체 중등 역사교사를 대상으로 연수를 추진하며, ‘역사과 교수-학습 자료 TF팀’을 구성해 수업 활용 자료를 개발·보급하겠습니다.

5. 친일부역자사전 및 민주화운동열전을 제작·배포하고, 현장체험 중심의 역사교육을 크게 강화하겠습니다.

6. 4개 교육청(광주, 전북, 강원, 세종)이 역사교과서 보조교재를  공동 개발·배포해 우리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 정체성을 세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7. 학부모 및 시민사회단체와 소통을 강화하고, 국회와의 연대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 법안 통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역사학은 하나의 역사적 사실(史實)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며, 다양성이야말로 역사학의 본질입니다. 정부가 역사 해석을 독점하는 것은 독재로의 회귀입니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키워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현장의 역사교사들에게 양심과 소신을 저버리고 거짓을 가르쳤다는 자괴감을 또 다시 심어줘서는 결코 안 됩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교육의 퇴행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를, 검·인정제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헌법이 명시한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길입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교육부장관 수정고시를 통해 2017학년도 1학기에 기존 검정교과서 체제를 적용해야 하며,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전면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6. 11. 28.
광주광역시교육감  장 휘 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