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고생 이야기’ 마당
정신장애 당사자들, 정신질환 경험담 및 극복과정 역할극 등으로 선보여

조영선(55,남,광주광역시)씨는 20대부터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아왔다. 다행히 꾸준한 약물복용과 건강관리를 하면서 건강이 많이 회복되어 올해부터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정신장애인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는 바람에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밤에 잠을 설치면 아침에 직장에 지각할까봐 불안하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근무하는데 지장이 크다고 한다.

결국 올해 당사자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들에게 불면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게 되었고, 지금은 나름의 목표를 세워 조금씩 실천해 가고 있다. 조씨는 오는 5일(금)에 이런 남모를 고충과 자신의 경험사례를 무대로 꾸며 선보일 예정이다.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화누리, 요한빌리지, 송광정신재활센터는 오는 5일 오후 1시부터 유튜브 생중계로 ‘제4회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를 개최한다.

“우당탕탕! 정신고생대회”는 일본 정신장애인공동체 ‘베델의 집’에서 1993년부터 매년 진행 중인 “환청·망상대회”를 모티브로 하여 기획된 행사로, 광주지역에서는 2018년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환청·망상은 정신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증상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낙인으로 증상들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혼자서 고통을 감당하다보니 사회적으로도 고립되고 병도 심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재활시설에서는 정신장애인이 겪고 있는 증상을 포함하여 생활에서 나타나는 어려움 등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힘들지만 즐겁고 유쾌하게 고충을 해결해 나가는 당사자연구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이번 행사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을 이끌고자 그동안 감추어왔던 ‘병’을 드러내고, 자신들의 솔직한 삶의 고민과 이야기를 정신장애 동료들과 가족, 지역주민들과 나누고자 이 행사를 마련하였다.

이날 대회에는 광주지역뿐만 아니라 청주정신건강센터(청주), 한울지역정신건강센터(서울) 등에서 활동하는 당사자 11명이 참여해, 정신질환으로 인해 겪는 고충과 어려움, 이를 극복하고 있는 과정을 공개한다.

이번 행사의 한 코너인 정신고생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유인숙 (71세)씨는 “처음에는 환시·환청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보고 싶어 당사자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환청으로 인한 고생 등을 동료들과 나누다보니 나만 앓고 있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 위로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 “환청과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할수록 더 외로움을 느껴 이제는 환청과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요한빌리지 이정기 사회복지사는 “특히 올해는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고생이야기를 에니메이션, 보이는 라디오 방송, 역할극, 정신고생 페스티벌 등 다채롭고 재미있는 형식으로 펼쳐 보일 예정이다”며 “정신장애 당사자들이 겪는 고생을 위트 넘치게 표현하는 모습을 통해 지역에서 정신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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