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정수기 노동자들의 눈물...‘눈 떠보니 해고 통보’
SK매직 정수기 노동자들의 눈물...‘눈 떠보니 해고 통보’
  • 신종훈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선전홍보부장
  • 승인 2021.07.22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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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유니폼 안 입었다고, 조직장 비리 들춰냈다고 해고"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정수기점검원들이 연신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훔쳐내며 지글지글 끓는 아스팔트 위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이들은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내지르며 구호를 외쳤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가전렌탈업체 SK매직의 MC(매직케어‧정수기점검원)들로 조직된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는 22일 오후 SK매직 광주서구지국 건물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와 ‘조직장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집중집회를 열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가 22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매월동 SK매직 광주서구지국 건물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와 ‘조직장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가전통신노조) SK매직MC지부가 22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매월동 SK매직 광주서구지국 건물 앞에서 ‘부당해고 철회’와 ‘조직장 갑질 근절’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집회 참석자들은 최근 광주지역에서 근무하던 점검노동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사유로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이들에 대한 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광주 북구의 양아무개 노동자는 점검업무가 없는 날 사무실 방문 시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광주 남구의 문아무개 노동자는 관리자(조직장)의 불법영업 및 부당한 금전거래 등의 비리를 문제삼자 마찬가지로 해고를 당했다.

노동조합은 이들이 모두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노조 간부라는 점에서, 관리자의 부당해고에 대한 회사의 묵인‧방조 속에 이뤄진 지배개입 목적의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있다.

해고자 양아무개 노동자는 “갑질하는 지국장의 비리를 제보했다는 괘씸죄에 걸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 역할도 할 수 없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그는 “회사는 필요할 때는 우리를 ‘가족’으로 부르지만, 돌아온 것은 특수고용직의 열악한 고용관계를 악용한 일방적 해고통보”라며 “끝까지 투쟁해 복직을 쟁취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다른 해고자 문OO MC는 “영업행위가 금지된 조직장이 특정 MC들에게 영업 건을 제공해 발생한 수수료를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불법적 금전거래를 한 사실을 문제 삼았더니 지국장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또 “얼마 안 가 업무상 과실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고노동자가 봉인가. SK매직은 더 이상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당장 조직장의 부당한 갑질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C는 회사와 위수탁계약을 맺고 정기점검 및 제품영업에 따른 수수료를 받으며 일하는 특수고용직이다. 회사로부터 일상적인 업무지시와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을 하지만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SK매직 관리자들이 취약한 고용관계를 볼모로 마음에 들지 않는 MC들의 일거리(계정)를 몰수한 뒤 직장 내 따돌림을 조장해 견디지 못하도록 만들거나, 하루아침에 해고통보를 하는 등 부당갑질을 일삼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다는 게 노동조합의 설명이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노조에서 운영하는 조직장갑질신고센터에 접수되는 사례들이 너무 많아 정리하기에도 벅찰 지경”이라며 “특고노동자들에게는 코로나19보다 관리자 갑질이 더 무서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안별로 순차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매직MC지부 이영진 지부장은 “노동자에 대한 해고가 제품의 반환보다 더 쉽고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도 사람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다시는 회사와 조직장들이 MC 노동자들을 무시할 수 없도록 전국적인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가전통신노조 이도천 위원장과 민주노총 광주본부 박성진 부본부장, 진보당 광주시당 김주업 위원장을 비롯해 동종업계 코웨이 코디‧코닥지부의 조합원들이 참석해 연대투쟁을 약속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제공

한편, SK매직MC지부는 지난 3월 18일 특수고용직인 MC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최저생계비 보장 ▲점검·영업수수료 현실화 ▲시간 외 근로 인정 ▲조직장 갑질 근절 ▲수당되물림 제도 폐지 등의 요구를 내걸고 출범했다.

SK매직MC지부는 지난 5월 가전통신노조를 상급단체로 결정하면서 SK매직서비스지부(본조·서비스·물류)와 청호나이스지부(설치‧수리기사), 코웨이지부(설치‧수리기사),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방문점검원), 코웨이 CL지부(영업관리직), 바디프랜드지회(판매·배송·서비스)까지 합쳐 총 9천명이 넘는 가전통신노조 조합원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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