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 한 번 실천해 보라.

오랫동안 수사관 생활을 한 친구가 있다.

‘수사관 생활 오래 하다 보면 거짓말을 하는지 안 하는지 거의 알게 됩니다. 거짓말 안 하는 사람의 고백은 자연스럽습니다. 꾸미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단 수사관의 경우만이 아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저런 많은 사람을 만나서 마음을 읽어내는 독심술이 생긴 것 같다. 거짓말 탐지기 같은 것은 필요 없다. ‘저 친구가 거짓말하고 있구나.’ 얼마 후 틀림없이 들통난다.

청문회를 보면 대답하는 사람이나 질문하는 사람이나 거짓말하는 것을 거의 알 수 있다. 국민도 대충은 알 것이다.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짓을 한 국회의원이 근엄한 얼굴로 발언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감탄이 나온다. 저런 사람을 뽑아 준 국민은 고생해도 싸다는 생각도 한다.

어렸을 때도 잘못을 솔직히 고백할 때와 거짓 고백할 때는 차이가 난다. 고백 후에는 마음이 편하다. 거짓 고백이면 언제 들통이 날까 불안하다.

나는 얼마나 오랜 거짓 인생을 살았는가. 아내에게도 그때 그 말은 거짓이었다고 고백하면 이미 자기는 알았다고 한다.

에구 창피해라. 애들 어렸을 때도 진짜 잘못을 고백하는 놈은 당당하고 거짓 고백하는 놈은 쭈뼛쭈뼛. 발이 저린 것이 아니라 혀가 저린 모양이다. 헛 참 그놈의 거짓말.

정직 이상의 설득력은 없다

ⓒYTN 갈무리
ⓒYTN 갈무리

김학의로 추정(?)된다는 사진이 논란이다. 내 눈에도 김학의 같은데 아니란다. 내 눈과 검찰 눈이 왜 이리 다른가. 아니라면 아닌 게 되는가.

검찰이 발표하는 그 많은 무혐의와 불기소 사건들. 검찰이 발표만 하면 진실이 거짓이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가. 그래서 검찰로서는 치욕이라고 생각하는 공수처 발족을 국민이 온몸으로 환영하는 것이 아닌가.

80명의 판사가 사표를 제출했는데 이 역시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두 발 달린 짐승이 내 발로 오가는데 시비할 것은 없지만, 속셈이 곱지 않다는 것을 국민은 다 안다.

그중 판사 하나가 솔직하게 사표 내는 이유를 고백한다면 얼마나 솔직하다고 칭찬을 들을까. 정직 이상으로 설득력을 가진 것은 없다.

나의 이낙연 지지는 세상이 다 알고 있다. 내 칼럼을 읽은 사람 중에는 내가 이재명을 반대하는 것으로 느끼지는 모양이다. 솔직한 느낌을 말하는 것뿐이다.

전화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이다. 왜 이재명을 반대하느냐. 이유가 뭐냐. 몹시 속이 상한 모양이다. 이해가 간다. 솔직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반대가 아니라 충고다. 과장이 느껴진다. 이낙연과 이재명은 좋은 지도자들이다. 서로 비난으로 경쟁하지는 말라. 경쟁하되 투쟁은 하지 말라’

발뒤꿈치. 음흉 등등. 이건 음해다.

이해했으리라고 믿는다. 정직하게 말했으니까. 이 대표에게도 많이 살가워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자신도 아는 모양이다. 즉각 시정을 시작하는 게 느껴진다. 보람을 느낀다. 인생은 끊임없이 시정해 가는 과정이다. 내가 판단하고 지지한 정치지도자가 국민에게 지탄받으면 참 싫다.

■정직이 발휘하는 설득력

지도자라고 평가받는 정치인들과 대화하는 기회가 많은 편이다. 정직과 신뢰를 말한다. ‘어떻게 정직하게만 살 수 있나요?’

그 말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정직하게만 산다고 못 사는 게 아니다. 난 늘 술만 마시고 가정 살림 나 몰라라 거짓말 밥 먹듯이 하고 살았다. 남은 건 모멸과 자책, 자신과 가정 파괴다.

정직하게 살자 결심하고 술도 진짜 한 방울 안 마시고 죽지만 않는다면 거짓말 안 하고 산다. 견딜 수 있다. 안 믿던 친구들도 이제는 믿어준다. 이기명은 거짓말 안 한다고 인정받고 있다. 몇십 년 노력 끝에 얻은 보람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 나이에 나만큼 글 많이 쓰는 작가는 별로 없다. 원고료 수입이 상당하리라고 생각들 한다. 미안하다. 원고료 수입 하나도 없다. 집사람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걱정 말아요. 집 하나 있으니 이 집 팔면 죽을 때까지는 먹고 살 수 있어요.’ 너무너무 고맙다.

아내에겐 세상없어도 거짓말 안 하기로 맹서했고 지키고 있다. 지지하는 정치인들 만나서도 거짓말 안 한다. 야단맞는 정치인들은 기분 나쁘겠지만 도리 없다.

용인에 땅 십여 만평이 있을 때 밥 안 먹어도 배가 불렀다. 이제 그런 얘기 아무 소용없다. 정직하게 이낙연을 돕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제발 뻥 치지 말라. 국민이 우민(어리석은 백성)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국민은 정치인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을 위하는 정직한 정치인을 국민은 결코 잊지 않는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