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성명 발표

성명 [전문]

지금 당장, KM-53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
-오늘 열리는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기념행사’에 바란다

대체 왜 이러는가?

반달가슴곰 KM-53(이하 KM-53)은 지금도 ‘지리산 문수리 자연적응훈련장’(이하 문수리자연적응장)에 갇혀 있다. 환경부는 7월 25일 KM-53을 재 포획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다고, 수도산 인근지역이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니 8월 17일 진행되는 ‘반달가슴곰과 공존 방안 모색을 위한 워크숍’(이하 반달곰공존워크숍)까지 기다려달라고 했다.

안타깝지만 기다렸다. 반달곰공존워크숍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원 추진체계, 반달곰과 인간의 공존 등에 대한 여러 문제의식이 제출되었으나 KM-53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 시민사회, 언론 등이 빠른 시일 내 방사해야한다고 했다. 모두의 주장에 환경부도 끄덕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 갈무리

해서 우리는 KM-53이 곧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환경부는 8월 30일 이정미 국회의원 주최로 진행된 ‘멸종위기 반달가슴곰 복원정책 진단 및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확실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대체 뭐가 문제인가, KM-53과 관련해서 국민들이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 건가!

사람이었다면!

KM-53이 사람이었다면, 아무런 죄도 없이 삶터를 찾아 이동했다는 이유만으로 두 번이나 잡아 올 수 있었을까, 39일째 가둬놓을 수 있었을까? 이러고도 환경부는 야생동물 서식지 안정화, 생태통로 확보, 야생동물과의 공존을 이야기하는가! KM-53은 환경부가 한 개체의 삶조차 억압하는, 야생동물과 공존하길 포기한 기관임을 온 천하에 말해주고 있다.

환경부가 원하는 건 뭘까? KM-53이 자연성을 잃고 문수리자연적응장에서 인간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는 존재가 되길 기다리는 걸까, 아니면 반달곰은 위험한 존재이니 지리산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도 아니면 KM-53을 계기로 어느 개인, 어떤 집단과 거래라도 하는 걸까?

대체 무슨 이유인가, 왜 KM-53을 가두고 있는지 속 시원히 말이라도 하라!

진심으로 간절히 호소한다

우리는 환경부에 KM-53을 가둔 상태에서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논하는 게 얼마나 비상식적인 일인지 묻는다. 환경부장관은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을 책임지는 환경부가 이런 앞뒤 안 맞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나 있는가. 알면서도 모르쇠 하는가?

오늘(9월 1일) 지리산자락 구례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지정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지리산국립공원 50년이 인간에게는 잔치가 되고, 야생동물에게는 억압이 된다면, 이를 이해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환경부에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한다. KM-53을 지금 당장 자연으로 돌려보내라. 환경부장관은 인간의 이해득실이 아닌, 자유로운 삶을 위한 KM-53의 애절한 눈빛을 기억하라. 제발, 더 이상 KM-53을 가두지 말라! 지금 당장, KM-53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라!!

2017년 9월 1일
사단법인 반달곰 친구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061)783-6547.
http://plug.hani.co.kr/windjirisan
http://blog.daum.net/windlike-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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