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학생회관 실내·외 등에 대자보 등장
박근혜 대통령 무능·무책임 신랄한 비판

‘최순실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전국적인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파장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전남대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자보가 등장했다.

27일 전남대 제1학생회관 곳곳에는 박 대통령의 하야와 무능함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1층 밖에는 ‘이제는 하야를 외칩시다’ ‘당신의 무능함은 당신만의 무능함이 아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실내에는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자보가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 27일 전남대 제1학생회관 1층 벽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대자보를 한 학생이 읽고 있다. ⓒ광주인

‘박근혜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행정13’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학생은 “박 대통령이 당선된 날 한 해고노동자가 스스로목숨을 끊었다. 한진중공업과 기나긴 싸움을 이어가던 최강서는 더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고 서문을 열었다.

이어 “그의 말대로 4년 동안 나아진 것이라고는 없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 바라지 않았고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그래도 계속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해보려고 했다”며 “그런데 제가 바보였다. 그냥 대통령은 생각이 없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최소한의 기대마저도 저버렸다. 더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이제는 정말 하야를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학번이라고 밝힌 또다른 학생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공허함이 느껴지곤 했다. 줄곧 그 이유를 내용의 공허함에서만 찾았다”며 “이제야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당신의 목소리에는 당신이 없었던 것”이라며 “당신은 누군가의 잘못된 판단을, 누군가의 몰이해와 누군가의 배제를 그저 앵무새마냥 반복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누군가의 말을 대신 읽었을 뿐이지만 당신이 책임지셔야 한다”며 “당신의 과오와 실패를, 그리고 무책임함을 고백하고 하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자보에는 “대규모 재해 앞에서 완벽히 무능했을 때도, 노동자 다 죽이고 재벌만 밀어주는 정책을 닥친 숙제하듯 쏟아냈을 때도, 각종 이슈를 엎으려할 때만 호전적 대북정책을 골목싸움 하듯이 뱉어낼 때도, 중요한 정국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나열할 때도 이해하고 비판하려고 했으나 이제 이 정권을 이해하려 했던 모든 노력을 포기한다”고 한탄했다.

이 대자보들은 누가 붙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공통적으로 ‘11월12일 민중총궐기에 함께 가자’는 내용으로 마무리하면서 직접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총학생회 등 학생간부들이 작성한 내용이 아니다. 일반 학생들이 작성해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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