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권은희 경찰청장

‘줄줄 ’승‘, 줄줄 ’좌‘,’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다. 도리 없이 국민들을 위해 해설을 좀 해 드려야겠다. ‘줄줄 ’승’은 ‘줄줄이 승진’이란 말이고 ‘줄줄 ’좌’는 ‘줄줄이 좌천’이란 말이다. 벌써 국민들은 고개를 끄덕거릴 것이지만 이런 제목으로 글을 써야 하는 마음은 참담하다. 트윗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권은희 경정 님, 당신을 순경으로 강등시킨다 해도 국민들 가슴속에 당신은 영원한 경찰청장입니다. ”국민이 드리는 계급장 가슴속에 담으십시오.”

국민들의 가슴 속에는 또 다른 소망을 담은 트윗이 있을 것이다.

“윤석열 지청장 님. 당신을 ‘평검사’로 강등시킨다 해도 국민들 가슴속에 당신은 영원한 검찰총장입니다. 국민이 드리는 선물을 가슴에 담으십시오.”

“‘참 좋아 한다’는 말을 하면서 등을 쓸어내리고 허리를 껴안았다. 이때부터 확실한 성추행이라고 느껴졌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엄한 검찰 내 처벌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인다”

▲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송파서 수사과장)이 지난해 국회 국정원 청문회장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답변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이진한 차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기자의 진술이다. 그러나 이진한 차장 검사는 경고만 먹었다. 속이 편할 것이다. 그 대신 국민들이 가슴 아프다. 그리고 분노했다. 이것이 공무원 징계의 맨 얼굴이다. 양심도 없는가. 국민이 모두 바보 천치로 보이는가.

단 하루만이라도 국민들에게 공무원 인사발령을 내라고 한다면 아마 보따리 싸서 집으로 가는 행렬이 볼만 할 것이다.

얼마 전에 있은 검찰과 경찰의 인사는 한 마디로 학살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눈에 가시’ 뽑아내기다. 채동욱 찍어내기의 속편이라고 하면 어울릴 것인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원칙을 지키려던 경찰과 검사들은 모도리 벼락을 맞았다.

국민에게 ‘저것이 희망이다’라고 기쁨을 느끼게 했던 권은희 경정, 그리고 국정원 국감장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당하게 소신을 밝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 그들은 모두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불이익이 아니라 쫓겨 갔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거늘 이건 ‘망사’다.

특히 국정원 목도리녀 김아영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경찰 수뇌부의 외압을 폭로해서 진정한 경찰의 위상을 보여 준 권은희 경정이 총경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것은 충격이다.

경찰은 이러구저러구 해명을 하는 모양이지만 국민 무시도 유분수지 그 따위 잠고대 같은 변명을 하는 뻔뻔스러운 얼굴이 가관이다. 이러니 경찰을 가리켜 견찰이라고 부른다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권한이이라고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전제가 있다. 공평무사해야 한다. 그래야 뒷말이 없다. 공평하지 않으면 누가 승복을 한단 말인가. 국민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국민의 신뢰도 당연히 추락한다. 박근혜 정권이 출발하자 제일 먼저 국민의 입 초사에 오른 것이 인사 문제다. 이제 세계적 인물이 된 윤창중을 비롯해서 청문회에서 줄줄이 낙마한 사람들의 얼굴이 눈앞에 선하다. 멀쩡한 눈 귀 달렸는데 왜 이러는가. 딱 한마디로 정리된다. 국민을 국민으로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 역사는 반드시 죄를 묻는다

‘줄줄이 승진, 줄줄이 좌천’이란 냉소적 편파 인사는 또 다르게 말하면 ‘까불지 말라’다. 말 안 듣고 심사 틀리게 하면 니들이 갈 길은 삼수갑산 오지라는 의미다. 정권이 가라고 하는데 가지 않으려면 사표를 쓰는 수밖에 없다. 이들은 절대로 사표를 던지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사표를 던질 것이라면 처음부터 고분고분 입에 혀처럼 말을 잘 들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들의 장래가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소신껏 행동을 했고 국민들은 이들을 기렸다. 국민들의 가슴속에 이들은 살아있고 이들이 또한 희망이다.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 등, 고관대작들의 심정은 어떨까. 길을 가다가 누가 얼굴을 쳐다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아마 제대로 속이 든 인간이라면 심히 불편할 것이다. 그래도 감투가 뭔지 쓰지 못해 안달이다. 아들이 국회의원의 출마하는 아버지를 보고 말했다.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떨어지면 집안이 망합니다.’ 이건 실화다. 우리의 현실에서 이 같은 공포는 늘 국민과 함께 있다.

정부인사는 나라에 인재를 쓰는 것이다. 인사가 엉터리가 되면 우선 국민들이 좌절에 빠진다. 저런 인간들이 만들어 내는 정책이 오죽하겠는가. 실제로 박근혜 정권의 정책을 신뢰하는 국민이 몇이나 되는가. 제대로 집행되는 정책이 없다. 그러면서도 태연하다. 그러니까 살지.

눈 밖에 난 인물들을 내 치면 끝나리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은 말릴 도리가 없지만 그들의 어리석음으로 해서 고통을 당해야 하는 양심적 공무원과 국민들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민다.

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술자리 행실로 감찰 중인데도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이동,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정권에 충성하면 살고 대들면 죽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다. 국민들이 고발을 한다고 벼른다. 여성연예인 성형과 관련해 성형의과 의사를 협박한 현직 검사도 있다.

그런가 검찰은 김무성 서상기 정문헌 권영세 등 NLL 대화록 누설 혐의자들에게는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벼룩도 낯짝이 있는지 발표를 미룬다니 이 지경에 이르면 우리는 지금 어느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통곡을 하고 싶다.

표창원 교수가 트윗에 남긴 말을 잘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다.

“평검사 여러분, 당신들의 롤모델은 김기춘, 김진태, 이진한, 황교안, 정흥원, 조영곤 이런 사람들입니까? 좋아보입니까?” “시민들은 이준 열사, 최환 검사, 윤석열 검사, 박형철 검사를 참 검사로 여기고 존경한다. 님들의 침묵, 시민은 숨이 막힌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분명하게 선언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야말로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검찰과 경찰은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각오와 결단의 표명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국정원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알고 있고 박근혜 정권의 속을 빤히 드려다 보고 있다. 한마디로 그런 발상이 경이롭다.

박근혜 정권과 청와대는 종이 한 장으로 날라 가는 불쌍한 공무원 길들이기 에 성공했다고 할 것이다. 웃고 있는가. 국민은 울고 있다. 무언의 국민경고를 들어야 한다. 망사로 검찰과 경찰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구태를 버려야 할 것이다.

지금 줄줄이 승진한 사람들. 줄줄이 좌천된 사람들, 그들이 국민의 기억속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잘 생각하기 바란다. 특히 줄줄이 승진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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