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의 민주성지, 이제 깨어났다.

1979년 10월 4일, 김영삼(후에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계단을 침통한 얼굴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는 이제 국회의원이 아니었다. 박정희 독재에 항거하다가 국회에서 제명이 된 것이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제명 제 1호였다. 이것이 부산을 민주성지로 만든 부마항쟁의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긴 김영삼은 독재세력과 합작을 해서 후에 대통령이 됐다. 지금 박근혜를 지지하며 그렇게 살고 있다.

1960년 2·28일, 자유당 독재정권은 대구의 고등학생들을 일요일에 등교하도록 했다. 일요일인 이 날 야당인 민주당의 대구유세가 있었고 독재정권은 학생들이 유세에 참가할까 봐 겁이 나 학생등교를 강요한 것이다. 학생들이 궐기했다. 학자들이 4·19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부산과 대구의 민주화 운동, 그래서 부산은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됐다. 그러나 그 동안 어땠는가. 더 말을 말자. 

12월 7일, 부산은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면 롯데백화점 지하광장은 시민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를 녹여버린 뜨거운 함성은 바로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몰고 온 바람이었다. 국민의 염원으로 단일화를 이룬 안철수 문재인은 첫 유세지로 고향인 부산을 선택했고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시민들의 잠자던 열정에 불을 당겼다.

문재인과 안철수를 연호하는 시민들의 함성은 자유당 독재와 박정희 독재를 반대하며 김영삼을 연호하던 그 분노가 아니다. 이들의 함성은 유신독재 세력과 그들의 부활을 막아야 한다는 부산민주시민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언론은 ‘부산이 디비졌다’고 보도했다. 이제 새로운 세상은 오는가. 민주화의 성지에서 불어오는 민주화의 바람, 바람은 남쪽 부산에서 불어온다. 뜨거운 바람은 오늘 서울 광화문의 오후를 겁나게 달굴 것이다. 안철수 문재인이 광화문에 나타난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김영삼이 박근혜를 지지해도 새벽은 온다. 이회창 이인제 김지하 한화갑 이순재가 박근혜를 지지해도 새벽은 온다.

‘부산이 디비졌다’는 말이 퍼지자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났다. 한 쪽은 초상집이고 한 쪽은 잔치집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안다.

초상집은 너무 슬퍼할 거 없다. 잘하라는 국민의 회초리로 받아 드리면 된다. 잘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에 패해도 다음에 잘하면 다시 정권을 찾아 올 수도 있다.

잔치집도 너무 좋아할 거 없다. 부산이 디비졌다고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국민의 눈은 냉정하다. 지금 야당은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다는 오직 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가. 아니다. 국민들이 아니라고 한다. 남의 일일 양 팔짱 끼고 구경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정치인 이전에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정신 차려야 한다. 10일은 긴 시간이다.

문재인 안철수는 물론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들이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을 외치고 있다. 국민 또한 같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기회이자 위기다. 이제 대한민국이 민주국가의 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민주주의는 그냥 제 발로 걸어오는 것이 아니다. 가시밭길을 헤치고 거센 풍랑을 넘어 찾아온다.

국민이 해야 될 일은 무엇인가. 투표다. 밥상에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 해도 자신이 숟가락을 들지 않으면 배가 고프다. 민주주의도 거저먹는 밥이 아니다. 모두들 투표하자. 친구 딸이 독일에서 투표하러 왔다고 한다.

‘부산이 디비졌다. 서울도 디비지자. 전국이 다 같이 디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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