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민주당의 손학규 대표가 보수 언론사의 [종편]은 “미디어 악법의 산물”이라고 했다는 말을 들으며 “알긴 아는 모양”이라고 혼자 웃었다.

mb의 당선 이전에도 민주당에 대한 국민지지도는 늘 한나라당에 밀린 것이 사실이었다. 때문에 정권을 빼앗겼으니 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mb정권들어 민주당이 한 번도 한나라당의 지지도를 앞지르지 못했던 점도 다시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처럼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도 면에서 한나라당에게 밀린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또 보는 사람들에 따라 순위가 같지 않을 것이다.

개인의 생각이지만 나는 민주당이 완전히 내리막을 긋고 나락으로 추락한 것은 미디어악법 날치기를 막지 못한 순간부터였다고 본다.

만약이지만, 그 때 한나라당의 날치기에 항의하여 의원직 사퇴를 결의했던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정말로 사퇴를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비록 가정일 수 있지만, ‘우선 민주당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정당으로 자리 잡았을 것이다. 물론 정국은 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게 되었을 것이다. 조기 총선으로 몰아갔다면 민주당의 승리는 확실했을 것이다.
미디어악법은 원천 무효화되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얼마간 싸우던 민주당은 몇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조건 없는 등원을 하고 말았다. 미디어악법에 반대했지만 결국 국회정상화라는 명분으로 등원함으로써 한나라당의 날치기를 인정한 꼴이었다. 결국 한나라당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같이 가버린 것이다.

그 이후 나타난 결과는 혹독했다. 민주당이 결정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고, 보궐선거과정에서 지지기반이던 호남의 민심까지 변했음을 봐야만 했다.

많은 국민들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말로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다는 조롱과 야유를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들이 막지 못한 미디어악법은 민주당과 국민의 간격을 멀게 하는 지렛대가 되어 작용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잃었을 뿐 아니라 번번이 언론으로부터도 무시당하는 수모를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로서는 고작 지킨 것은 자신들의 밥그릇이었을 뿐이다. 싸워야할 때 싸우지 못 하고 만날 당하기만 했던 불쌍한 민주당, 결국 시장 후보도 낼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미fta 밀어붙이기도 그런 민주당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나라당지도부는 물론 일부 언론들도 한미fta의 내용조차 모른 채 한나라당에 장단에 춤추는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을 보고 있었을 것이다.

완벽한 한나라당의 날치기는 몇 몇 국회의원들의 어설픈 반대 시늉을 내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추운 겨울, 수많은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한미fta 무효를 외치고 있다. 보수적이라고 했던 법관들도 주권침해라며 들고 일어섰다.

생각있는 사람들은 글로 혹은 그림으로 mb정권을 규탄하고 있다. 사실 mb는 탄핵을 받았어도 여러 번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그런 mb에 대해 탄핵을 공론화한 적도 없다. 그리고 거덜난 한나라당 꽁무니나 쫓아 국회등원을 숙덕이고 있다.

한나라당을 비난하면서도 그 뒤를 쫓아가고 있으니 미디어악법 날치기를 당하고 조건 없이 등원했던 당시와 무엇이 다른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국민들의 조롱이 틀리지 않았음을 본다. 국민들은 물가고에 시달리고 실업의 공포에서 떨고 있는데 자신들의 밥 그릇만 챙기는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본다.

차기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국회의원도 없는 정당. 한나당과 오십보백보를 다투는 정당. 그건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당이 아니다.
민주당이여, 당신들의 자충수가 안타깝다.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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