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망자를 위해 올리는 씻김... 광주브랜드공연 ‘자스민광주’ 

광주문화재단이 올해 출범 이후 의욕적으로 준비해온 광주브랜드공연 ‘자스민 광주’가 베일을 벗고 첫선을 보였다. 지난 2일 오후 6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초연된 ‘자스민 광주’공연에는 강운태 광주시장, 스와드 게볼라우이 주한 튀니지 대사, 광주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시민 800여 명이 객석과 일부 통로 계단까지 가득 채웠다. 

▲ 5월 망자 씻김굿.
‘자스민 광주’는 광주의 넋을 상징하는 가방 든 여행자의 등장으로 시작되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최근 이집트 시리아 등 중동지역 각국 민주화 희생자들의 억울한 넋을 위로하고 저승길을 닦아주는 길닦음까지 긴장감과 감동의 끈을 이어갔다. 특히 80년 5월의 광경과 중동 민주화운동 현장이 교차 편집된 영상들과 화면을 가득 채운 5월 희생자들의 영정 수백 개가 넋이 되어 흩날리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감동은 마지막 이승의 한과 미련을 상징하는 고를 풀고 길닦음에서 절정에 달했다. 연희자들은 고를 길게 늘여 무대에서 객석으로 공연장을 확장시켰고, 관람객들은 기꺼이 망자의 가는 길을 위해 흰 천 위에 노잣돈을 내놓았다. 객석 곳곳에서 관람객들이 눈시울을 적셨고, 마침내 한이 승화되어 꽃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감동의 절정을 이루고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장시간 이어졌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곧바로 무대로 올라가 공연자들의 어깨를 두드리고 악수하면서 노고를 치하했다. 관람을 마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박혜순 씨는 “뭔가 응어리졌던 것이 풀리는 듯한 느낌을 준 멋진 공연이었다.”는 느낌을 전했고 강미애 씨는 “영상만 봐도 울컥했다. 영상과 음악 등 여러 장르가 섞여 있어 색다르고 신선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강운태 시장은 공연 후 열린 리셉션에서 축사를 통해 “어려운 주제였지만 그 주제를 광주가 가진 여러 장르의 예술에 녹여내 훌륭한 작품을 만든 예술인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시작이 절반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절반을 넘겼다. 앞으로 이 작품이 지역을 넘어 세계로 갈 수 있도록 보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5월 망자 씻김굿. ⓒ광주문화재단
‘자스민 광주’는 오는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 인터내셔널 컨퍼런스 센터에서 광주특별공연을 갖는다.

한편 지난 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페스티벌 오! 광주’가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8시 빛고을시민문화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문화나무예술단에 동참한 광주지역 8개 예술단체들이 퓨전국악, 댄싱, 마술, 사물놀이 등 다양한 공연을 펼쳐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총 8개의 대표적인 국내 공연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페스티벌 오! 광주’ 브랜드공연축제는 오는 7월 31일까지 매주 화․토․일요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62)670-7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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