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광주시의회 사무조사특위- 현장조사 둘째 날

광주 일선학교 무더기 수의계약, 특정업체 밀어주기 횡행
첫째 날 현장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계약업무 개선 시급

광주지역 일선학교 인사. 계약 등에 관한 광주시의회 현장조사 둘째 날.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쪼개기 계약, 회계 부실 등이 드러났다. 

23일 광주 ㄱ초교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이하 조사특위, 위원장 정희곤 교육위원장) 현장조사는 광주시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 23일 오전 광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정희곤 교육위원장) 현장조사에서 ㄱ초교 관계자와 시교육청 간부가 선서를 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지난 22일 시작된 현장 조사는 이날 오전에는 광주 ㄱ초교에서 진행됐고 수학여행 수의계약, 특정 업체 밀어주기, 쪼개기 공사 발주 등 첫째 날 지적된 사항들이 대부분 다시 등장해 광주 일선학교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병문 광주시의원이 “2007~2010년 계약 건수 115건 중 수의계약이 111건이 달한다” 지적하자 ㄱ 초교 전임 행정실장은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정하게 업체를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함평 나비 엑스포 현장학습 당시 총 1,368만 3천원의 사업비를 900만원과 460만원으로 쪼개서 계약했다. 수의계약을 위해 한 개의 단위 사업을 분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 의원은 “2007년 ㄱ관광과 17건의 계약을 하고 2008년 교장이 바뀌면서 다른 회사로 계약이 넘어간 것은 교장마다 한 업체에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쪽은 "지자체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므로 입장료 460만원을 따로 계약한 것", "기사 친절도, 학생 만족도 등을 따져서 업체와 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정병문 의원. ⓒ광주시의회 제공

 

정 의원은 저소득층 어린이 컴퓨터 지원 사업에 대해 “학교가 제출한 견적서가 2011년 6월 23일자로 제작됐다. 또 학교가 지원한 컴퓨터는 이미 단종된 것이고 계약금액 70만원짜리 본체가 시중에서는 30~40만원가량에 거래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조오섭 의원 역시 쪼개기 계약에 대해 지적했다. 조 의원은 본관 바닥 공사와 급식소 보수 공사 등 두 개의 공정을 묶어 하나의 사업으로 예산을 책정한 예를 들며 “서로 다른 공사도 하나로 묶는데 하나의 공정을 두 개로 나누는 것도 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2008년 3월부터 7월까지 4번의 복도공사를 하는데 같은 업체가 계약했고 공사금액이 모두 998만원”이라며 “같은 면적, 같은 사업인데 한 달 사이에 기초금액은 모두 다르고 낙찰금액은 998만원으로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 의원은 “ㅎ 업체는 방수, 펜스, 난간, 바닥 등의 모든 공사를 맡았다. 사업자 등록증 하나로 다 계약했고 모두 공사금액은 수의계약 가능 액수인 1000만원 이하다”며 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했다.

조 의원은 “2009년 학교 외벽 균열 보수 공사라며 사업신청을 해 2500만원을 수령 받고 1,980만원은 외벽 도장공사를 하고 나머지는 신청서에도 없는 방수공사를 하였으며 2건을 나눠 수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문제점을 제기하자 학교 쪽은 “당초 예산이 나눠서 내려와서 분리 발주하였다. 여러 가지 공사를 한꺼번에 해서 잘 모르겠다”라며 방수 공사 시행 여부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여 질타를 받기도 했다.

조 의원은 “일선학교에 사업비만 내리고 현장 점검을 하지 않는 교육지원청의 문제도 크다”고 말했다.

질의 과정에서 학교 쪽의 답변이 자주 번복되자 정희곤 위원장은 “증언자가 조사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조오섭 의원.ⓒ광주시의회 제공

조호권 의원은 “일주일 사이에 ㅎ 업체가 499만 6천원, ㄱ업체가 1978만 8천원에 따로 수의계약을 맺은 것은 전형적인 쪼개기 계약이다”며 “두 공사가 끝난 시기는 같았는데 굳이 나눠서 계약할 필요가 있었나”고 질의했다.

조 의원은 “일선학교에서 학교장에 업체를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고 업체가 학교를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정 업체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또 조 의원은 “ㄱ 초교와 계약한 업체에 대해 교장과 행정실장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하면 어떻게 그 업체와 계약이 이뤄진 것이냐”고 질문하자 학교 쪽은 “업체 쪽에서 먼저 제안서를 들고 찾아와 견적을 내고 여러 가지 조건을 따져보고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조 의원은 “ㄱ초교 공사금액을 보면 998만원이 다수다, 또 2천만원 이하 수의계약이던 2009년에는 1998만 7천원이 많다”며 “3월부터 7월까지 네 차례에 거쳐 복도 바닥 공사를 998만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학교 공사는 학습권 침해를 받지 않는 시기에 해야 하는데 굳이 같은 공사를 네 번에 나눠서 학기 중에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이에 학교 쪽은 “공사는 주말 등 쉬는 날에 이뤄져서 수업에 지장은 주지 않았다”며 시정할 것을 밝혔다.

이 같은 계약 과정에 대해 서정성 의원은 “모르는 업체가 제안서를 주고 갔다고 견적 뽑고 수의계약 체결했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며 “계약 체결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조호권 의원. ⓒ광주시의회 제공

서 의원은 “분리 발주 의혹이 짙은 사업에 대해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한 사무기관의 문제도 크다”고 지적했다.

수의계약을 위한 사업 쪼개기 외에도 학교 업무 파악에 소홀한 교장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정현애 의원이 “2008년 광주시교육청 감사 결과, 주의 4건, 경고 3건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고 묻자 교장이 “전임 교장 재직 당시라서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학교장은 학교 업무 파악이 기본인데 총체적 교육 부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근무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학교 누리집을 통한 수의계약,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홍인화 의원이 한 업체 몰아주기 계약과 학습준비물비와 도서비를 따로 발주한 이유 등에 대해 질의했고 전주연 의원은 부실한 회계시스템에 대해 지적했다.

진선기 의원은 “학교장의 업무는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이지 행정실 사업 쪼개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고 교장은 “지도 조언을 거울 삼아 잘 하겠다”고 밝혔다.

수의계약 관련 질의가 쏟아진 이날 현장조사에서 학교 쪽 관계자들은 자료 준비가 미흡하고 답변도 일관성이 없는 모습을 보여 의원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이날 오후에는 ㅅ중학교에 대한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ㅅ중학교는 2009년 냉방기의 응축설비가 고장나자 보수비 3,500만원을 수령해 3건으로 나눠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을 지적받았다. 계약은 모두 동일업체와 이뤄졌다.

쪼개기 수의계약 외에도 당초 중앙냉난방공조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고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흡수식중앙냉방기를 잘못 적용함으로서 잦은 고장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전가된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또한 ㅅ중학교는 화장실보수공사를 조달청을 통한 계약을 하겠다고 보고하고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지적받았다.

ㄱ초교와 마찬가지로 ㅅ중학교에서도 특정업체 밀어주기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ㅅ중학교는 2009년 선진화교탁구입비, 교장실 비품구입비, 2010년 청소도구함 구입명목 등을 수의계약 체결했다.

이에 대해 조달청 전자견적을 통해 구매할 수 있음에도 특정업체 밀어주기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현장조사에 나선 의원들은 첫째 날과 거의 똑같은 문제점들이 곳곳에서 드러나자 “교육과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학교 현장에서 사업비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자니 안타깝다”는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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