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청춘의 기억展> 16~27일까지 전남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려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다. 청년학생, 노동자 너나 할 것 없이 제 한 몸 불살라 민주주의, 반미 그리고 대동단결을 외쳤다. 그렇게 산화해 간 1991년 11명의 열사, 남은 이들에게 그들을 ‘기억’하는 것은 멍에이자 과제다.

1991년 11열사 분신정국 20주기를 맞이하여 16일 오후 5시 전남대 컨벤션센터에서 <1991년 청춘의 기억展> 개막식이 열렸다.

▲ 16일 오후 5시 전남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991년 청춘의 기억展> 개막식에 참석한 강운태 광주시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림추섭 5.18광주민중항쟁31주년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왼쪽부터)이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인

91년 분신정국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민주열사장학재단 설립 기금 마련을 위해 기획된 <청춘의 기억전>은 전국 50여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기억의 시간, 기억의 의미, 기억을 넘어 세 갈래로 짜여있다.

91년 청년학생들은 자취방, 주점, 골목길에서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고민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을 벌였다. <청춘의 기억전>은 91년 열사를 중심으로 당시 청년학생들의 치열한 투쟁 현장을 구체화하여 잊혀가는 열사들을 오늘의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기억을 넘어 오늘의 나를 돌아보며 내일을 다짐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청춘의 기억전>을 통해 모아진 수입은 차후 진행되는 열사 추모사업에 쓰이며 민주열사장학재단 설립기금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강운태 광주시장은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는 피로써, 헌신과 희생으로써 역사 속에서 붙여진 이름이다”며 “그 뒤안길에는 91년 열사들과 80년 오월영령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강 시장은 “열사들의 뜻을 받들어 그 가치가 생활 속에 널리 퍼지도록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박승희 열사의 어머니인 이양순 여사(왼쪽)가 16일 오후 전남대 컨벤션센터에서 <1991년 청춘의 기억展>을 관람하고 있다. ⓒ광주인

이어 나종영 광주민족예술인협회 회장은 헌시 <오월은 오늘이다>를 91년 11열사 앞에 바쳤다.

이날 개막식에 함께한 박승희 열사의 아버지 박심배씨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분들이 고생 많이 해줘서 감사하다”며 “다시 한번 승희를 생각해주니 착잡한 한편 기분이 좋다”고 인사했다. 

<청춘의 기억전>은 이 시대 대학생들에게도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다. 박승희 열사가 대학에 입학한 해인 1990년에 태어났다는 전남대 행정학과 나경미 학생은 “박승희 열사를 비롯한 11열사의 그림과 영상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청춘을 다 바친 열사들의 뜻을 기억하며 살아가는 대학생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91년 뜨거운 청춘들'은 오는 27일까지 전남대 컨벤션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날 오후2시에 열기로 한 박승희 추모다큐멘터리 <내 가슴속의 코스모스>시사회는 내부 사정상 오후 5시 30분으로 연기되어 진행됐다. 이에 앞서 오후1시에는 박승희 열사 추모문집 <해방의 코스모스> 발간기념회가 열렸다.   

오월은 바로 오늘이다

나종영 시인(광주민예총회장)

오월은 오늘이다
오월은 목 꺾고 뒤돌아보는 세월이 아니다
지금 이 땅에 우리가 살아있는
바로 오늘이다

오월은 꽃 피고 새 우는
산 너머 봄 마중이 아니다
오월은 우리들 심장에 터지는 함성,
신새벽 타오르는 불꽃이다
맨주먹 황토 언덕을 달려가는 횃불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조선낫
그것의 피맺힌 절규다

오월은 오늘이다
오월은 오늘 우리가 싸워서 만들어가는
사람다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손잡고 함께 나아가는

바로 오늘이다 지금 여기
비바람 몰아치는 이 땅의 오늘이
바로 오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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