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 2천여명 운집한 가운데 진행
정광훈 고문 추모, 이명박 정권 심판,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 등 결의

5.18 31주년을 맞아 광주는 금남로와 국립5.18민주묘지 등 곳곳에서 노동자 농민 학생 청년들의 이명박 정권 규탄과 고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을 애도하는 추모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2012 진보적정권교체, 한반도평화실현을 위한 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가 1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렸다.

이날 국민대회는 림추섭 5.18광주민중항쟁 31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영훈 민주노총연맹위원장,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배종렬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상임대표, 박자은 한국대학생연합 의장, 박희진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김재균. 장병완 민주당 국회의원, 곽정숙. 김선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를 비롯하여 전국에서 80년 오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모인 청년학생, 농민, 노동자 2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아래 결의문 전문 참조)

▲ 15일 오후 2시부터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인

국민대회 사회를 맡은 김태종 5.18광주민중항쟁31주년기념행사위원회 기획단장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난 고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명복을 비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김 단장은 “민중운동의 인간문화재 정 고문이 별세하셨지만 우리는 슬픔에 젖어 있을 수 만은 없다”며 “이날 국민대회가 정 고문의 죽음을 계기로 민중세상, 해방세상 앞당기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자리에 모인 이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힘찬 팔뚝질과 함께 노래를 제창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러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라는 시를 읊으며 “오월이 돌아오면 5.18을 겪은 한 중학생의 시 구절이 떠 오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오월영령들이 목숨 바쳐 이루고자 했던 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렸다. 미국, 이명박정권, 재벌은 농민, 노동자, 서민에게 총칼을 휘두르며 아직도 화려한 휴가를 진행 중”이라며 “쌍용차 노동자 15명이 목숨을 잃고 구제역 걸린 가축들처럼 농민들은 생매장 당하고 있고 우리 아이들은 OECD 국가 중 가장 불행하고 비싼등록금, 높은 실업률에 청년들은 자살을 택하고 있다”고 도탄에 빠진  민중의 처지를 이야기 했다.

▲ 1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진행된 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에서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김선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왼쪽부터)이 김태종 5.18민중항쟁 31주년 기념행사위원회 기획단장의 선창에 따라 "우리는 똘똘 뭉친다"고 외치고 있다. ⓒ광주인

하지만 “4.27 재보선을 통해 저들의 화려한 휴가가 끝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원하는 만큼 진보진영이 똘똘 뭉쳐 내년 총선과 대선을 반드시 승리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 고문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정 고문은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살아가다가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다”며 “내가 바로 정광훈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를 살리는 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고인의 삶과 철학을 강조했다.

환영사에 나선 림추섭 5.18광주민중항쟁 31주년기념행사위원회 상임위원장 또한 고 정광훈 고문의 명복을 빌며 “우리 모두의 사랑, 존경하는 민족민주의 불꽃 정광훈 고문이 영면했다”며 “가신 임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환영사를 낭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림 위원장은 “민주정부 10년 동안 우리는 무기력하고 오만하고 나태했으며 분열한 결과 이명박정권 3년간 민중생존권은 위협받고 최악의 전쟁 위험이 도사렸다”며 “이는 80년 오월의 애국시민이 소망한 민주주의의 가치가 후퇴해서”라고 꼬집었다.

림 위원장은 또 “2012 정치적 대격변기를 앞둔 국민들은 노심초사한 채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진보세력이 하나로 뭉쳐 2013년 새로운 세상을 이뤄야 한다”며 “2012 민주적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라는 절절한 국민의 명령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림 위원장은 “광주의 이름, 역사의 이름으로 민주. 민생. 복지. 통일정부를 세울 것을 약속하자”고 말했다.

환영사에 이어진 광주노동자 율동패의 몸짓으로 국민대회 분위기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계속해서 이명박 정권 3년간 파탄 난 민중들의 삶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박형대 전농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은 “광주전남 농민들은 불량 종자로 씨나락이 썩고 모판이 썩어 모판을 갈아엎기에 이르렀다”며 “이명박정권이 불량정부이다 보니 불량종자까지 생겨 농민들을 힘들게 한다”고 토로했다.

▲ 1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에서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임낙평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 황정아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왼쪽부터)가 결의문을 읽고 있다. ⓒ광주인

박 처장은 또 “기름값 하나 제대로 못 잡는 정부는 물가 안정이라는 이유로 만만한 농민들만 잡고 있다”며 “정부의 농산물 수급계획 실패로 농산물 수입만 줄 이어 농민들은 살 수 가 없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전농 의장을 지낸 바 있는 고 정광훈 고문의 명복과 함께 “정 고문은 ‘농민은 기타국민’이라고 늘 서러워하셨는데 이명박 정권 들어 농민은 국민 취급조차 못 받고 있다”며 “농민들은 이제 정권교체를 통해 떳떳한 국민으로 살겠노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등록금, 국립대 법인화, 높은 실업률에 청춘의 낭만과는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지금의 대학생을 대표하여 자리에 선 김지현 전남대공대학생회장은 “전남대 법인화 반대를 위해 13일째 단식 중”이라며 “전남대는 오는 17일 1천명 행진으로 광주시민들과 등록금, 법인화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덧붙여 “5.18의 후예 전남대 학생답게 5.18정신계승에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야권연대’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화두로 떠오른 만큼 야당을 대표해 자리에 오른 박주선 민주당최고위원, 윤난실 진보신당 부대표, 김선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저마다 정광훈 고문 추모, 5.18정신 계승, 진보적 정권교체를 약속했다.

▲ 15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31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조선대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광주인

연단에 오른 정치인들의 인사말이 끝나자 사회자인  김태종 기획단장은 “세 분은 나를 따라 함께 외쳐달라”며 “우리는 똘똘 뭉친다. 2012년 반드시 승리한다. 약속합니다. 감사합니다”를 따라 외치기도 했다.

이날 국민대회에 참가한 2천여명과 국민들에게 이들 세정치인은 ‘연대를 통한 진보적 정권교체’를 다짐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세 야당의 힘찬 다짐에 이어 임낙평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상임대표, 황정아 광주전남여성단체여연 대표는 대국민 결의문 낭독을 통해 “△민생을 살리고 민중을 위하는 정치세력과 연대할 것 △6.15선언과 10.4선언 이행으로 한반도 평화실현에 앞장 설 것 △민주개혁 진보세력은 반드시 하나가 될 것 △민생을 파탄내고 있는 MB독재와 독재의 잔재를 청산할 것”을 결의했다.

국민대회를 마무리하며 <상식이 밴드>는 "못살겠다. 갈아 엎자"라고 연호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2010’, ‘삽질을 멈춰’를 불렀고 참가자들은 저마다 환호하고 함께 어우러지며 80년 오월이 꿈꾼 대동 세상을 그렸다.

이날 국민대회가 끝난 후 일부 참가자들은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병원에 마련된 고 정광훈 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한편 이날 오후 12시부터 광주전남평화통일연석회의는 조선대 정문에서 국민대회가 열리는 금남로까지 5·18평화통일대행진을 벌였으며, 대학생들은 80년 오월 당시 광주에서 벌어진 시민군과 계엄군의 격돌을 재연했다.

또 광주 북구 운정동 옛 5.18 묘역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주최한 '5.18영령을 위한 작은음악회'가 오후 9시까지 열렸으며, 옛 5.18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과 국립5.18민주묘지는 휴일을 맞아 참배객들로 붐볐다. 

결의문 [전문]

1980년 5월 27일 점령된 것은 전남도청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그 이후 열사들의 희생과 끊임없는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오월정신은 민주화의 불씨로 되살아날 수 있었다.

민주개혁 진보를 지향하는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수호를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섰던 31년 전의 5.18민중항쟁 정신을 되살려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그 어떤 통상의 이름으로도 민중의 생존권이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민생을 살리고 민중을 위하는 정치세력과 연대할 것이다.

하나. 한반도는 분단 이래 최악의 군사 대결 상태이다. 우리는 6.15선언과 10.4선언의 정신을 고수하여 남북화해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실현에 앞장설 것이다.

하나. 민주세력의 연대연합은 도저히 미룰 수 없는 역사의 명령이다. 어떤 진통의 과정을 통해서라도 민주개혁 진보세력은 반드시 하나가 될 것임을 국민 앞에 선언한다.

하나. 우리는 이러한 연대를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민생을 파탄내고 있는 MB독재와 그 독재의 잔재를 청산하는 데 국민과 함께 끝까지 나아 갈 것이다.
2011년 5월 15일

한국진보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국민대회 참가자 일동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