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와 대화 '투 트랙' 전략은 이미 실패한 정책"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상임대표 문규현 등, 평통사)은 24일 필립 골드버그 미국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이 이끄는 대북제재 전담반의 방한에 대해 "북.미 대화 국면 전환에도 불구하고 대북 봉쇄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평통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 앞에서 '미 대북 제재 전담반 방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대북 제재 전담반이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대북 금융제재와 화물검색을 추구하는 것은 대화 국면 전환에도 불구하고 대북 봉쇄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어렵사리 열리고 있는 대화 국면에 찬물을 끼얹고 이를 지연시키는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전날 방한한 골드버그 조정관은 이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오 준 외교통상부 다자외교조정관 등 정부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평통사는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대화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고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킬 뿐인 이른바 '투 트랙' 전술(제재와 대화)을 구사하는 오바마 정부의 이중적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오바마 정부가 진정으로 북핵 포기를 원한다면 대등한 협상을 통해 북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평통사는 특히 "현대-아태평화위 사이의 5개항 합의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은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를 들어 민족내부의 교류와 협력문제까지 끼어들어 이를 훼방 놓으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에 "이제까지의 한.미동맹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태도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의 자주와 평화 통일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제재 움직임에 더 이상 동조하지 말고, 현대-아태평화위 사이의 합의를 굳건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

평통사 유영재 미군문제팀장은 "골드버그 조정관이 이끄는 대북제재 전담반이 들어 온 것은 BDA(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때와 같이 북의 돈줄을 죄는 일을 하겠다는 것으로 태국, 싱가포르에 이어 한국도 금융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려는 것"이라며 "(1874호)화물검색은 더 심각한 문제로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와 연계돼 군사적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군사적 충돌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바마 정부가 제재와 대화라는 '투 트랙' 전략을 쓰는 것 같은데 이미 부시 정부가 실패한 정책이다. 오바마 정부가 얼마나 북에 대한 상황 판단을 못 하는지를 방증한 것"이라면서 "북.미와 남북관계에서의 대화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이중 플레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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