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배 당시 투쟁위원장 “희생자의 DNA가 스며있는 곳”
8일 구속부상자회 일부 회원, 탈퇴입장 밝히며 ‘보존 합류’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문제가 정치권과 박광태 시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철거를 주장하며 지난달 10일 ‘농성장 강제해산’을 시도했던 5월 단체 소속 일부 회원들이 집행부 입장과 달리 보존입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또 1980년 5.18 당시 마지막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했던 ‘시민학생투쟁위원회(위원장 김종배)’도 보존성명을 발표하는 등 보존입장에 합류했다.
이들 일부 회원들은 “구속부상자회 집행부가 5월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우리는 5.18 명예를 지키기 위해 구속부상자회를 탈퇴 하겠다”며 ‘결의문’을 내놓았다.
일부 회원들에 따르면 “탈퇴규모는 정확하게 가늠 할 수 없지만 약 200여명에 이르며, 이달 15일경 탈퇴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5.18구속부상자회 탈퇴를 준비 중인 회원들은 5.18민중항쟁동지회 상조회(회장 양인화), 5.18 당시 투사회보팀(회장 나명관), 전 5.18민중항쟁동지회 전임회장단(정상용, 윤강옥, 위인백, 이윤정, 송선태 등), 5.18 당시 도청항쟁지도부 등이다.
이날 오전 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지려던 김종배 5.18 당시 시민학생투쟁위원장(전 국회의원)과 박남선 당시 상황실장은 ‘펼침막 일부 문구’ 중 ‘5.18구속부상자회 도청 난입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문구에 대해 양희승 구속부상자회장 및 집행부가 강력반발하자 회견을 취소하고 ‘보존’을 주장하는 개인입장을 발표했다.
문제의 펼침막은 결국 철거를 주장하는 현 집행부에 의해 뜯겨 졌으며, 김 위원장은 “같은 회원끼리 싸우는 것이 외부에 알려진 상황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취소를 선언하고 개인입장과 준비한 성명서로 대체했다.
전 김 위원장은 “5월25일 시민학생투쟁위원회가 구성되어 27일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킨 한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서 산화하신 열사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옛 전남도청은 ‘역사의 현장’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문화전당이 들어설 4만 여 평에 1천 여 평도 안 되는 옛 전남도청 별관을 철거한다는 것은 광주의 자존심을 허무는 것”이라며 “이곳은 도청을 사수하다가 죽은 희생자들의 DNA가 스며있는 곳”이라고 보존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옛 전남도청은 5월항쟁의 기록물과 유품을 보관 할 수 있는 최적지이며 민주주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정부 당국은 설계를 변경하더라도 원형대로 지켜주는 것이 역사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보존을 촉구했다.
박남선 5.18 당시 도청상황실장도 “5.18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사선을 넘은 동지이자 동료들”이라며 “옛 전남도청은 광주와 한국 민주주의 상징으로서 보존을 두고 이견이 있어서는 안된다. 원칙을 지켜가자”고 보존입장을 천명했다.
이처럼 보존입장이 점차 큰 흐름을 타는 가운데 지난달 10일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5.18유족회(회장 정수만)와 부상자회(회장 신경진)의 농성장 강제 해산을 시도했던, 5.18구속부상자회는 내부에서 일부 회원들이 현 집행부의 철거입장에 반발하며 탈퇴 등을 구체화하고 있어 ‘내홍’이 예상된다.
이상현 기자
simin6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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