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시민도 경찰로부터 폭행 당해 

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여론을 외면하고 쇠고기 고시(관보 게재)를 강행하면서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이 격렬해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 참가자 가운데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촛불집회 보도와 관련해 불신을 받고 있는 언론사 소속 기자가 린치를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해 물리적인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동아일보 앞을 철벽수비하고 있는 경찰병력.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26일 밤 11시10분께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 중이던 동아일보 사진부 변영욱 기자가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해 실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변 기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목과 배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사진부 기자도 비슷한 시각 신문로에서 취재를 하던 중 어디선가 날아온 소주병에 턱을 맞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언론사들도 심한 수난을 겪었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저녁 8시10분께 동아일보 사옥으로 몰려가 현관 앞에 쓰레기를 투척하고 돌을 던져 1층 유리벽 일부가 파손됐다.

▲ ⓒ미디어오늘 이치열 기자
하루 전인 26일 새벽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옥 앞에 쓰레기와 오물이 버려졌으며, 제호와 사기가 끌어내려지는 수모도 당했다. 동아일보 등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위참가자들도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저녁 8시20분께 동아일보를 지키고 있던 경찰이 고시강행에 반대하며 항의시위를 벌이던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폭행했다. 최 위원장이 '조중동OUT'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려고 하자 경찰이 주먹으로 최 위원장의 얼굴과 입주변을 세 차례 폭행해 부상을 입었다.

최 위원장 옆에 있던 김한솔 시사뉴스 기자도 얼굴을 맞고 몸싸움 과정에서 옷이 찢어지는 등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또, 세종로에서 서대문 쪽으로 행진하던 시위참가자 김아무개(41)씨는 경찰이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벽돌에 머리 왼쪽 부위를 맞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목격자들은 길을 막고 있던 기동중대 소속 경찰들이 플라스틱 박스(술 보관용)와 돌 등을 던지기 시작했고, 시민들을 자극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머리 왼쪽 부위가 7cm가량 찢어져 8바늘의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뇌출혈 증상을 보이고 있다.

경찰과 시민들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이날 시위에는 5만 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은 3000명)이 참여해 정부의 고시강행에 항의했다. /herme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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