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부터 30년간 시설 거주 ... 2010년부터 자립 생활 중 지난 10일 사망
장애인단체, 공동장례위원회 구성하여 '장애인장'으로 고인의 장례 치러
"장애인단체, 무연고 장애인 장례비용지원 턱없이 부족 ...실질지원 필요"

가족의 양육 포기로 10살 때부터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30여년 살다 2010년부터 광주에서 자립생활을 해오던 50대 초반 무연고 장애인이 지난 10일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사망 소식을 접한 광주지역 장애인단체는 기관·단체장 등 20여 명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고 정현영님의 하늘 길에 모두가 함께 하자“며 발 벗고 나서 천지장례식장(대표이사 배창숙)의 지원 등으로 분향소를 마련하고 범장애인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고인은 중증 뇌병변 장애인으로 1981년(1971년생. 당시 10살)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하여 생활했다.

지난 1981년 당시 10살 때 부터 장애인시설에서 30년간 살다가 지난 2010년부터 광주에서 자립생활을 해왔던 고 정현영 장애인이 지난 10일 병투병 끝에 사망했다. 광주지역 장애인단체을 중심으로 장례위원회가 구성돼 광주 서구 매월동 천지장레식장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각계각층 인사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현섭 제공
지난 1981년 당시 10살 때 부터 장애인시설에서 30년간 살다가 지난 2010년부터 광주에서 자립생활을 해왔던 고 정현영 장애인이 지난 10일 병투병 끝에 사망했다. 광주지역 장애인단체을 중심으로 장례위원회가 구성돼 광주 서구 매월동 천지장레식장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각계각층 인사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유현섭 제공

고인은 지난 2009년 자립체험홈에서 일상생활 적응 후 2010년 8월 자립하여 자신의 자립 경험을 통한 활동지원사 양성교육 강사, 자립 희망 장애인의 멘토 등 열정적인 활동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상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고인은 지난 2020년 7월 결장절제 수술 이후 건강상태가 악화돼 입·퇴원을 반복하다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게 된 것.

고인의 사망과 무연고의 사연이 알려지자 광주장애인단체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고인과 함께해왔던 주숙자 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을 상주로 결정하고 장애인 관련 기관·단체 그리고 장애 형제들이 유족이 되어 고인을 장례를 엄수했다.

안타까운 고인의 사망 소식에 각계각층의 애도와 추모의 발길도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장애계의 연대와 지원의 손길에 감사 깊은 감사를 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고, 문인 북구청장은 조문 후 “고인께서 꿈꾸던 자립으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셨고 중증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열정적인 활동을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 외에도 송갑석 국회의원, 김경만 국회의원 등 정치권과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고인의 장례위원회와 광주장애인계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미흡하다'며 "관련 조례에 근거하여 구청에서 지원한 장례지원비용이 80만원에 불과해 사회복지시설 등의 도움으로 이번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장례위원회는 강경식, 김갑주, 김랑, 김대삼, 김미숙, 김영대, 김용목, 김종원, 김종훈, 박종필, 서지훈, 유현섭, 이순화, 정병문, 정성주, 정연옥, 정진삼, 주숙자, 한상득, 황현철 장애인계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또 배창숙 천지장례식장 대표,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의회, 광주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광주시민이 참여했다. 

장례위원회는 "광주시민과 각계각층의 도움과 참여로 고인의 장례를 따뜻하게 치를 수 있어 감사하다"며 "무연고 장애인의 존엄한 배웅을 위하여 장례위원회를 공식적으로 발족하고 관련 조례 제정 및 개정, 체계적인 지원 등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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