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관련 수용체를 저해하는 물질 개발, 국제학술지「JMC」게재
기존 치료제와 다른 메커니즘 가진 경구 치료제 개발 기대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염증 질환으로,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특히 건조한 겨울철에는 더 악화되기 쉽다.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되는 경구용 면역 억제제는 장기간 사용 시 간독성 및 면역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최근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는 사이토카인 중화 항체 약물로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치료비와 주사기를 사용해 투여가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부작용이 적고 경구로 쉽게 투여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왼쪽부터 지스트 생명과학부 김용철 교수, 고봉기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지스트 생명과학부 김용철 교수, 고봉기 박사과정생.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생명과학부 김용철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건선 치료제의 실마리가 될 ‘CMKLR1* 길항제 (antagonist)’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CMKLR1(Chemokine-like receptor 1)은 케모카인 유사 수용체 1. 면역계에서 세포 주화성을 담당하는 G 단백질 연결 수용체이다.

건선 환자들의 혈액 및 병변에는 ‘케머린’*이라는 신호전달물질이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데 이 신호전달물질의 수용체가 바로 ‘CMKLR1’이다. 활성화된 ‘CMKLR1’은 피부 주위 혈관으로 수지상세포*를 모이게 하고 이들이 T세포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해 건선 병증이 더욱 심해진다.

케머린(Chemerin)은 세포신호전달물질 중 하나로서 비만, 당뇨병등과 관련이 있다. 건선에서는 발병 초기 여러 면역세포들을 병변으로 유도하여 건선 증상을 일으킨다.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는 면역계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 하나로서 다른 면역 관련 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CMKLR1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건선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을 제안했다.

페닐인다졸 코어 스켈레톤*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화합물의 설계 및 합성을 통해 CMKLR1의 활성도를 낮추는 길항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페닐인다졸 코어 스켈레톤(Phenylindazole core skeleton)은 합성의 기준이 되는 구조로 이를 이용해 다양한 잔기가 도입된 유도체를 합성한다.

이 길항제는 36 나노몰 수준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CMKLR1의 활성을 강력하게 억제하였고, 경구 투여로 높은 생체 내 흡수율이 확인되어 경구제제로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해당 약물을 건선 동물 모델(IMQ-유도 건선 마우스)에 경구로 투여하였을 때 건선 병변의 각질, 홍반, 두께가 모두 완화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완화 효과는 건선 평가 지표인 PASI 점수*가 대조군 대비 30% 이상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도 확인되었다.

PASI 점수 (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란 건선 병변의 붉어짐, 각질, 두께 등을 계산해 건선의 심각성을 평가하는 지표이다.

김용철 지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효과적인 경구용 치료제가 없는 건선 치료에 새로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으로, CMKLR1의 활성도를 낮추는 길항제를 치료 방법으로 제시했다”면서 “또한 본 연구팀은 분자 모델링 연구를 진행해 CMKLR1의 구조와 약물의 결합 모드를 처음으로 예측해 앞으로 CMKLR1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김용철 교수와 한정현 박사가 주도하고 고봉기 박사과정생이 수행하였으며, GIST-LG생명과학 공동연구 과제와 GIST 연구원 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의약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10월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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