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암미술관(관장 채종기)은 2023 은암미술관 미디어아트 기획전 ‘리듬 감각(Sense of Rhythm)’을 9일부터 11월27일까지 개최 한다.

오픈 행사는 9일 오후 4시에 개최한다.

미디어를 필연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결합은 현대의 예술 개념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은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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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예술을 의미하는 서양어 ‘ars’ ‘art’ ‘kunst’의 근원은 모두 넓은 의미의 기술을 의미하며 예술(藝術)이란 어원에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술’이란 의미가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예술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예술 개념과는 달리 미디어 테크롤로지와 예술의 결합은 새로운 시각문화 또는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맥락을 수용함으로써 삶과 문화를 관통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미디어아트는 우리 시대의 기술이 반영된 우리 시대의 예술이라는 동시대성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확장, 변화하고 있다.

시각에만 의존해온 기존 미술 영역의 한계를 벗어나 인간의 오감에 호소하고 인간의 본성에 내재 된 육감의 기억을 되살리는 능력은 미디어아트가 갖는 또 다른 매력이다.

이번 은암미술관에서는 ‘리듬 감각’이라는 부제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며 시각 중심적 표현요소들 속에 어우러지는 다중적인 리듬을 통해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고자 한다.

미디어아트 속에 내재 된 리듬은 분화의 논리와 관련이 있는 박자와 달리 심장을 동요하게 하여 몸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미디어의 다중적 리듬은 고저, 강약, 장단 등과 같은 움직임이 중첩되어 발생하며 갈등과 충돌을 일으켜 새로운 리듬을 형성한다.

ⓒⓒ은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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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듬과 ‘타자’의 리듬이 긴장과 이완을 거쳐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며 관람객과의 소통과 몰입을 유도할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의 루틴을 벗어나 다양하고 생경한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 안에 담겨 있는 음악적인 구조와 화음은 개성 강한 사회구성원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 현대 사회와 닮은 점이 많다.

최종운 작가의 <환상의 사중주 The Fantastic Quartet>는 특색있는 4가지 악기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여러 관람객이 함께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4가지 악기 앞에 관람객들이 가까이 다가서면 각각 반응하여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서로 다른 관람객들이 만들어내는 사중주로 서로 다른 에너지들의 충돌과 긴장이 조화와 공존을 만들어내며 감동과 울림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조세민 작가의 < 너에게, 나에게, 모두와 함께 To you, To me, With together>도 우리에게 친숙한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귀여운 캐릭터 ‘미미밈(memememe)’과 함께 율동을 통해 흥겨운 리듬 속에 몸을 맡겨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작품이다.

이처럼 작품과 관람객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인터렉티브 아트를 통해 다층적인 감각 경험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한승구 작가의 영상과 조각을 함께 설치한 <달빛이 머문 자리>는 세상의 풍요를 기원하는 달과 생존과 제거의 이중적 의미를 담은 물을 주제로 생명력과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아름다운 영상미를 보여준다.

ⓒ은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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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물을 통해 개인에게 깊게 박혀있는 상흔을 치유하고 광명을 기원하며 물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정신이 자라나게 하는 의미를 담아 영상작업을 보여준다.

김창겸 작가는 멸종위기의 많은 동물과 붓다의 설법에 담긴 연꽃의 형상과 우주를 상징하는 만다라 도상을 사용하여 삼라만상 생명의 힘찬 율동을 영상 속에 담고 있다.

‘원’을 뜻하는 만다라를 모티브로 한 <life in the mandala>는 동양적인 명상의 세계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온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실천하는 의미를 담아 작가들만의 시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생명력과 영혼을 포착하게 된다.

조용신 작가의 <위코프 에비뉴 이야기>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낯선 위코프 거리의 풍경 속 소리, 움직임 등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작가가 직접 인터뷰하여 영상에 담았다.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브룩클린의 위코프 지역을 찾아 왔는지 그 사연을 물어본다. 천천히 어둠이 찾아오는 밤은 긴장과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이탈 작가는 사회정치적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오며 설치미술을 비롯한 퍼포먼스, 키네틱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은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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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의미를 내포한 길거리, 공원, 광장과 같은 장소에서 산업사회를 대변하는 테크놀로지적 ‘기계=인간’을 통해 광장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호명>이라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나의 리듬과 타자의 리듬이 갈등과 조정을 거쳐 조화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이상적 리듬을 끌어내고자 한다.

전시에 참여한 6명 작가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호흡하고 내뿜는 에너지는 고요하면서도 열정적이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다양한 매체를 선택하고 소통을 확장하며 변화에 적응해 가는 우리에게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일상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미디어의 다중적이고 생경한 리듬을 통해 새로운 삶의 리듬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통로가 되길 기대해 본다.

(062) 226-6677, 은암미술관 학예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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