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온라인 시대의‘고도’는 어디에 있을까
2021 백상예술대상 수상에 빛나는 정진새 작·연출가 신작
시베리아를 횡단하는‘그’와 이를 지켜보는 두 기후연구원의 이야기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과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극동 시베리아 순례길’을 공동 제작으로 선보인다.

작품은 오는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 11월 2일부터 27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각각 올려진다.

지난 2020년 ACC 스토리 공모전과 희곡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희곡을 원작으로 한 공연은 여행을 주제로 현실의 재구성을 통해 사회적 쟁점을 절묘하게 톺아본다.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은 오호츠크 해상 기후탐사선에 근무하는 기후연구원 AA, BB, 그리고 산티아고 순례길의 반대 방향인 극동 시베리아 방향으로 무한히 걷는‘그’총 3명이다.

위성을 통해‘그’의 행로를 지켜보는 AA와 BB의 대화로 이루어진 희곡은 간결하지만 무대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실과 똑같이 짜인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 상에서 모두가 걸어가는‘산티아고 순례길’의 출발점에서 오호츠크해 방향을 향해 반대로 걷는 모습이 포착된, 실재하는‘그’는 전 세계인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다.

저마다 그가 걷는 이유를 추측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그가 걷는 코스를 구현한‘시베리아 순례길’이 온라인 게임 상에 생겨난다.

게임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면 천국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으니, 그 반대로 걷는 그는 지옥으로 가는 중인 걸까?

현실과 가상이 뒤섞인 세계에서 그가 북동쪽으로 계속해서 걷는 이유를 마지막에 발견하게 된다.

정진새 작·연출가는 “실재의 기반이 무너지는 기후위기와 온라인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그 좌절과 허망의 분위기를 그려 보았다. 점멸하는 세계를 감각하는 연극으로, 깜박임 속에서 두 연구원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의 고고와 디디처럼, 지난 시대의 부조리극과 비슷한 풍경을 다시 한 번 재현하려 했다”라고 작·연출 의도를 전했다.

ACC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국립극단 공연은 오는 28일부터 각 기관 누리집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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