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일대 풍경과 세상사 '원시반본'으로 응시
"'화엄'으로 타자의 아픔 어미의 손으로 어루만져"

늦깎이 시인 박노식이 최근 세 번째 시집 <마음 밖의 풍경>(달아실 출판)을 출간했다. 

'달아실시선53'로 펴낸 이번 시집에서 박 시인은 자신이 둥지를 틀고 있는 전남 화순 일대의 풍경과 이웃 사람들 그리고 세상사를 '원시반본(原始返本)과 화엄(華嚴)의 비손으로 아픔과 사랑을 노래했다. 

박노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마음 밖의 풍경' 표지그림.
박노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마음 밖의 풍경' 표지그림.

총 4부로 엮은 <마음 밖의 풍경>은 1부 '꽃망울 등' 14편을, 2부 '팔려가는 동백나무' 등 14편, 3부 '흰 수국' 등 11편, 4부 '마음 밖의 풍경' 등 18편 등 총 61편을 담았다. 

박노식 시인은 고교시절 문학반 활동, 대학시절 학생운동 그리고 학원강사라는 생존의 정글을 지나오면서 한땀 한땀 수를 놓아 2015년 53세에 등단에 이어 첫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푸른사상, 2017)을 펴내 문단으로부터 '참신함'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전업작가로 전업한 후 전남 화순군 한천으로 귀촌하여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외톨이처럼>(시인동네, 2019)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시집을 선 보이며 왕성한 창작의 결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마음 밖의 풍경>을 접한 황지우 시인은 "박노식의 『마음 밖의 풍경』은 이용악 이래 순도 높은 우리 서정시의 계보를 잇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가 은거하고 있는 화순 일대의 풍경들이 그의 마음의 가느다란 체로 걸러져 마음 ‘안’에 고인, 맑은 윗국물 같은 순정(純情) 자체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황 시인은 "찌꺼기가 많이 낀 요즘 시적 트렌드에 비하면 그 순정이 좀 느닷없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으나 그럴수록 ‘원시반본’(原始返本) 하려는 그의 성향은 주목할 만하다. 쉽게 읽히면서 절실하다"고 제자의 세 번째 시집을 반가워 했다.  

​안상학 시인도 "박노식의 시는 정화수에 어린 달빛이다. 꽃잎을 한 잎 한 잎 들춰보는 것만 같은 정성된 손길로 「고요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덜어낸 사랑의 고통, 그 단말마 비명의 안녕에 대한 비손이다.“라고 박 시인의 시 세계를 바라봤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붙인 박성현 시인은 "박노식 시인은 자신과 세계의 놀라운 대칭을 확대하여 사물과 사물의 모든 관계 속으로 옮겨놓는다. ‘나’는 비록 어두운 밤과 같은 고독과 쓸쓸함, 그리고 외로움의 ‘더미’에 불과하지만, 대상과의 접경을 지워버림으로써 ‘나’는 곧 ‘세계’가 되는 것이다.”고 평론했다. 

​박 시인은 이번 세 번째 시집 <마음 밖의 풍경>에서도 세상의 모든 것들을 향해 나직이, 그윽하게, 티나지 않게 지그시 그러나 깊은 사랑의 손길과 격한 어깨동무로 서있다. 

다만 박 시인의 시집이 늘 때 마다 '새장 안에 갖힌 새'의 비가가 떠나지 않고 자기장으로 계속 맴도는 이유는 뭘까?     

'화엄', '반시원본', '이용악 계승'이라는 평가를 받은 박노식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 찌꺼기와 변색으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근본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노래로 다가서길 바란다. 

박노식 시인은 2015년 『유심』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 <시인은 외톨이처럼>을 펴냈다. 2018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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