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열 작가, "흙벽돌과 기와에 불경을 새겼다"
김충열 작가, "흙벽돌과 기와에 불경을 새겼다"
  • 염동성 기자
  • 승인 2022.04.2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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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일부터 광주광역시 무각사 초대전
기와 54장에 새긴 금강경 탁본, 흙벽돌에 새긴 반야심경 공개 전시

빠각거리는 칼과 돌의 부딪힘, 그리고 극한의 덜어내는 작업인 전각을 통해 삶의 행복, 새로움의 탄생을 구현해 내는 작가 김충열.

좌측)김충열 전각 작가와 광주광역시 무각사 초대전 포스터. 
ⓒ단오전각연구원 제공

그는 옛 기와나 돌, 그리고 흙벽돌에 글, 그림, 시, 그리고 음과 양의 조화로 새로움을 칼로 새기는 전각 작가로 유명하다.

오늘도 김 작가는 또 하나의 비움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성을 위한 무언의 작업에 몰두하며, 그동안 작업했던 그의 작품들을 세상 속에 내놓으려 한다.

광주광역시 무각사 초대로 오는 5월 3일부터 한 달 동안 김충열 작가의 전각전이 열린다.

‘와경반야’ 즉, ‘기와에 불경을 새겼다’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불경과 관련된 다양한 작품들과 신작들이 소개된다.

특히,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는 기와 54장에 새긴 금강경 기와 전각 탁본이다.

금강경 기와 전각 탁본.  ⓒ단오전각연구원 제공

 

약 가로 7m 세로 2m의 크기를 자랑하는 금강경 기와 전각 탁본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외감 마저 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작품은 김 작가가 지난 2012년에 선보였던 기와 16장에 표현된 화엄경 기와 탁본과 비슷한 형태지만, 기와 숫자와 크기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칼로 기와에 글을 새기고 탁본까지 하는 일은 힘들고 고단한 일이지만 가로 세로 한 치안에 우주를 새겨 넣는 심정으로 행복하게 작업했다”며 “성인들의 고귀한 말씀을 족자나 병풍으로 전할 수 있게 돼, 보시는 모든 분들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술의 출발을 서예로 시작한 김 작가는 서울 인사동에 우연히 들렸다, 전각에 매료돼 전각가의 길을 걷게 됐다.

벌써 서예와 전각가 외길인생, 40여 년의 내공이 깃들어 있다.

기와라는 소재에 전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옛 기와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던 시절도 있었다.

이를 통해, 김 작가는 옛 기와에 온 마음을 다해, 글과 그림 그리고, 시를 새겨 독창성과 창작성 높은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옛 기와에 새긴 글, 그림, 시. ⓒ단오전각연구원 제공

 

정태수 한국서예사연구소장은 평론에서 “김충열 작가의 작품세계는 문자를 심하게 과장하거나 왜곡하지 않지만, 천진무구한 자연미가 돋보인다”며 “기와라는 질감에서 느끼는 순박한 옛스러움, 전각미라는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하면서 세계인이 공감하는 작가로 우뚝서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김 작가의 작품엔 소재의 독창성도 한 몫을 한다.

이번 무각사 전시회에서 공개될 예정인 흙벽돌에 새긴 반야심경과 탁본이 여기에 해당 된다.

크기는 대략, 가로 4m 세로 2m 정도의 작품이다.

이와 관련 김 작가는 “그저, 자그마한 흙벽돌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심정으로 하나 하나 칼 끝에 힘을 모아 작품을 새겨 넣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는 맘을 담아 자연이라는 흙벽돌에 고귀한 성인의 말씀을 새겼다”며 “작품을 감상하시는 모든 분들의 일상생활이 풍요로워졌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특히, 흙벽돌이란 소재를 전각작품에 사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작가는 “10여년전 한 사찰의 벽면을 불경이 새겨진 흙벽돌 작품으로 하려 했으나, 실현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광주 무각사 전시에서 선보이게 돼 참으로 기쁘다”고 말해, 아주 오래전부터 흙벽돌을 염두해 뒀다고 말했다.

좌측)  흙벽돌에 새긴 반야심경 입체면과 평면 ⓒ단오전각연구원 제공
좌측) 흙벽돌에 새긴 불경의 입체면과 반야심경 평면.  ⓒ단오전각연구원 제공

그가 작업에 몰두할 땐, 언제나 음악이 흐른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모든 예술이 그렇듯이 음악가나 전각가의 창작적 고통은 잠시지만 항상 결과물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준다”며 “어렵게 탄생한 작곡가의 음악이 다양한 삶의 의미를 부여하듯, 그러한 예술의 혼을 담아내기 위해, 전각작품을 작업할 때 종종 음악을 듣게 됐고 지금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충열 작가는 현재 한국미술협회회원으로 전남 순천에서 단오전각연구원을 운영하고 있다.

광주미술협회, 순천대박물관 등 다수의 초대전과 서울봉은사, 목인미술관 등 개인전 그리고, 단체와 함께한 한중일국제전각교류전 등을 개최하는 등 다양하고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오늘도, 김 작가는 좋아하는 파블로 카잘스가 연주하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들으며, 목전에 다가온 5월 광주 무각사 전시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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