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산사(山寺)에서 장고중인 손학규(孫鶴圭) 전 지사는 16일 "나는 역량을 갖추고 준비된 사람이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밤 강원도 양양 낙산사를 찾아온 손 전 지사와 자정이 넘도록 3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눈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이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한 발언이다.

손 전 지사는 또 "우리 국민은 뛰어난 저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좋은 지도자가 잘 이끌어준다면 활짝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다"며 "나는 그 꽃망울을 터뜨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스님은 전했다.

손 전 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각종 강연 등에서 '우리 국민의 잠재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던 평소 소신을 밝힌 것이긴 하지만, 그의 경선 불참설이 흘러나오는 현 시점에선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한편 손 전 지사의 박종희(朴鍾熙) 비서실장은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17일 설악산 백담사로 손 전 지사를 만나러 가겠다는 계획을 전해온 데 대해 "나 조차 행방도 모르는 지사님을 백담사에서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18일 서울에 돌아온 뒤 만나도 충분할 것"이라고 거부했다.

박 실장은 또 "이 같은 만류에도 강 대표가 17일 백담사행을 강행한다면 이는 적절한 행동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손 전 지사를 무턱대고 만나러 가는 강 대표의 행보가 '진정성 담긴 방문'이 아닌 '정치적 행위'로 읽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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