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주년 세계노동절 민주노총 선언문 [전문]

“불평등을 갈아엎자! 사회대전환을 위한 110만 총파업 투쟁을 선언한다!”

1886년, 34만 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8명이 목숨을 잃었던 미국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을 기억하고자 탄생 된 세계노동절이 131주년을 맞았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하는 전 세계 노동자들과 함께,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노동권 쟁취 투쟁, 한국사회의 근본적 사회대전환 투쟁을 세계노동절 대회를 통해 선언하고자 한다.

코로나와 싸운 1년, 자본의 실패가 드러난 한 해였다.

확진자가 1억 4천만 명을 넘었고 31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위 자본주의 선진국들은 앞다퉈 국가 재정을 쏟아붓고 제로금리에 가까운 초저금리로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본부장 이종욱)가 지난 1일 오후2시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131주년 세계노동절 기념대회를 갖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가 오히려 코로나 전염병에 취약함을 드러냈다. 세계화를 부르짖던 선진국이 경제봉쇄와 자국의 백신 확보 전쟁에 뛰어들고, 국가의 시장 개입을 불온시하더니 수백, 수천조의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주의의 실패다.

자산 불평등 문제는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득 격차를 넘어 이제는 자산 격차, 자산 불평등이 근본 문제로 되었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가 아니라, ‘집이 있냐 없냐, 빌딩이 있냐 없냐’가 불평등의 기준이 되었고, 신분이 결정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1년 임금이 120만원 인상되는 동안 아파트값이 1억 3천만원 올랐는데, 누가 일할 맛이 나겠는가?

사회 양극화는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

대우조선, 아시아나항공 등 국가기간산업이 헐값으로 재벌 일가의 손에 넘겨져 재벌들은 더욱 배를 불리고 있다. 해고무효 판정을 받고 정년을 며칠 앞둔 하청노동자가 곡기를 끊고 절규를 해도 꿈쩍하지 않는 자본, 묵인하고 폭력 연행까지 자행하는 정부. 재난시기 고용불안과 해고위기, 경제위축으로 하루하루 힘든 삶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부의 역할은 전무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시대는 달라야 한다고 모두가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발달과 플랫폼 노동의 급격한 증가, 기후위기로 인한 탈탄소 정책으로 산업구조 전반이 재편되는 세상, 코로나위기, 기후위기로 더 이상 자본주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시대, 그야말로 산업구조의 대전환, 경제시스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시대다.

이제 일자리, 생계대책을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프면 쉴 권리, 공공의료 확충과 돌봄 공공성 강화, 일자리에서 쫓겨나지 않고, 일이 없을 때도 살아갈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K-방역의 주역인 의료 공공성을 더욱 확대해서 무상의료·무상돌봄을 도입하고, 국민 누구나 집 걱정, 교육 걱정 없는 사회를 위해 무상주택·무상교육을 시행해야 한다.

4년 전 촛불혁명의 한복판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의했어야 했던 “새로운 대한민국”의 상이 바로 국가의 역할, 사회공공성을 혁명적으로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사회대전환의 의제를 들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논쟁하고 투쟁하는 길에 민주노총이 앞장서겠다.

노동기본권을 전면 확대하고 불평등체제를 타파하는 투쟁에 나서야 한다.

ILO핵심협약이 비준되었지만, 여전히 정부는 협약과 상충되는 현행 노동법과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노동법을 전면 개정할 때다. 그래야만 노동존중 세상을 넘어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우리 힘으로 건설할 수 있다.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노동법이 적용되어야 하고, 근로시간면제, 복수노조,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온갖 법조항을 비롯해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이 보장되도록 노동법 전면 개정 투쟁에 나서야 한다.

전 사회의 비정규직 제로화로, 파견법 폐지를 비롯해 온갖 비정규직 관련 악법과 제도를 바꾸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광주광역시에 노정교섭을 요구한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주노총 광주본부 제공

민주노총은 문재인정부에 포스트 코로나, 산업구조 재편과 불평등·사회양극화 해소, 노동기본권 전면 확대를 위한 노정교섭을, 각 지역본부는 16개 광역시도 지방정부와의 교섭을 제안한다.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 사상검증 면접사태와 같은 노동권이 침해되는 일이 더 이상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광주본부는 광주지역 노동자의 노동권과 노동중심, 비정규직 없는 광주 건설 등 노동정책을 논의하고 수립해 나갈 노정교섭을 광주광역시에 요구한다. 광주광역시의 빠른 답변을 촉구한다.

131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은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 시대적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110만 전 조합원이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한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노동존중 세상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11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노총은 새로운 대한민국, 사회대전환의 의제를 전면화하기 위한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다.

한날한시! 우리가 일손을 놓고 세상을 멈출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새 시대로의 전환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투쟁에 민주노총은 거침없이 달려갈 것을 선언한다.

코로나 방역의 맨 선두에 보건의료 노동자, 공무원 노동자의 헌신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코로나 시대 변화된 환경과 어려운 조건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아름다운 노동 덕분에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131주년 세계노동절의 주인은 자랑스러운 우리 노동자다. 노동자가 세상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그날을 위해, 진보 집권시대를 위해 다 같이 전진하자!

2021년 5월 1일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131주년 세계 노동절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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