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진성영의 섬이야기

'기적을 부르는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올까?

혹자는 자기 간절함에서 온다는 사람도 있고, 종교인들은 오직 '기도'로서 기적을 불러내기도 한다. 또한, '감사함으로'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도 있다.

지난 2017년 11월 21일 오후 3시 50분경, 어머니가 쓰러진 것을 처음 발견한 나에게는 지금까지 지울 수 없는 죄책감과 우울증으로 나날을 살아 왔다. 
 

캘리그래피 석산 진성영씨 가족들이 어머니(강복덕 님)를 병문안 하고 있다(목포 H요양병원 소재)ⓒ석산 진성영


그리고, 쓰러지던 날부터 지금까지 "어머니는 분명히 깨어나신다"라는 강한 신념으로 미친 사람처럼 수시로 내 뇌를 자극하고 불러왔다. 특히, 어머니 병실을 찾을 때는 큰소리로 어머니 귀에 대고 똑같은 말을 전해 올렸다.

굳히, 그런 말을 계속 되뇌었다고 해서 어머니가 의식을 찾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어찌 되었든 현재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무의식으로 계시다가 56일 만에 의식이 조금씩 돌아온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간의 과정 속에서 어머니의 뇌를 조금이나마 자극한 효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본인은 평소 "생각한 대로 이루어지리라"라는 문구를 좋아한다.

뭔가를 위해서 그 객체의 대한 생각을 뇌에 전달해 늘 잊지 않고 의지를 불태우는 나만의 삶의 방식이다.

그 좋은 예로 2015년 KBS 대하드라마 '징비록' 타이틀 서체를 쓸 때도 나는 그런 경험을 했었다. 

얼마나 간절하게 써보고 싶었던 KBS 간판 드라마였는지.. '정도전' 50부작 중 20부작이 넘어가고 있을 때부터 나는 매일 출근하는 차 안에 메모지로 정도전 "후속 대하드라마는 분명히 내가 쓸 것이다"라는 것을 붙이고, 휴대폰 메모란에도 역시 똑같은 문구를, 현관 앞 역시 문구를 붙혀 늘 각인효과를 뇌에 전달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한 달이 넘어갈 무렵 베트남 여행 중에 KBS로부터 대하드라마 '징비록' 서체 의뢰가 공식적으로 들어왔고 내가 원하던 드라마 서체를 쓰게 되었다.

얼마나 우연치고 소름 돋는 일인가?

그 후, 계속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나 소원이 있을때마다 이런 표현방식을 써왔다.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병원에서는 희망보다는 빠른 포기를 종용했다. 5%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들은 가족들에게 포기를 먼저 생각하라는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았다. 

확률적인 수치로 무한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게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을까?라는 원망을 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그리고, 어머니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강한 정신력과 의지력으로 무의식의 사슬을 끊어 버렸다.

다시 한번,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리라"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이번 주 어머니를 뵈려고 하니 설렘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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