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 진성영의 섬이야기

전조현상(前兆現象: 어떠한 일의 징조로 나타나는 현상)[출처: 다음 백과]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예측 가능한 전조현상(前兆現象)에 대해 알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거 아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지나치다, 뜻하지 않게 사고를 당한 후 원인 분석을 통해 뒤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가을, 밭일을 하다 잠깐 쉬는 어머니 강복덕님 모습(진도군 조도면 신전길 소재) ⓒ석산 진성영

어머니(강복덕 님, 88세, 진도군 조도면 신전 길 소재)도 이러한 하늘의 경고를 3~4차례 받은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인지라 그러한 하늘의 경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게 크나 큰 결과로 초래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속죄하는 어리석음에 봉착하는 것 같다.

​최근 1년 사이에 크고 작은 전조현상은 나타났다.

​2017년 3월 3일 기존의 시골집을 철거하고 그 위에 어머니의 새집을 지어주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날! 어머니는 서울 큰누나 집에 몇 개월 간 머물게 되는데 서울에 머무는 동안 수시로 수유리 큰누나 집을 찾으면서 어머니의 안색을 살피곤 했었다.

​그러던, 2017년 5월 19일 저녁 8시쯤 어머니께서는 평상시와 다르게 기력이 없고 안색이 안 좋아 보여 급히 인근 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갔었다. 그날 밤 응급실에서 응급조치 후 하룻밤을 를 어머니와 함께 있다가 다음날 오전에 퇴원을 했었다. 

원인은 급격히 혈압 수치가 높아지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혈액순환 장애 초기 증상이었다. 더 나아가 방치되었다면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이어지는 분명한 전조증상이었다.    

​그 후, 2017년 6월 어머니는 새집이 거의 지어져 시골로 내려왔고, 나 또한 2개월이 지난 8월 말쯤 귀향해서 어머니와의 꿈같은 3개월을 보내게 된다. 어머니 쓰러지기 이틀 전 또 한 번의 전조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기억이 된다. 

평상시에도 지팡이가 없으면 걷는 것조차 힘겨워했지만, 어머니는 아무리 아파도 막내아들에게 직접적으로 아프다는 말을 한 번도 하시는 분이 아니었다. 

​2017년 11월 19일 오후 6시, 저녁 준비를 마친 후 마당에서 소일을 하시는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 저녁 식사하셔야죠?”

​평상시와는 사뭇 다르게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스럽게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오시면서 하는 말..

​“아들아! 몸이 왜 이리 아플까?, “너무나 아프구나”

​불과 현관에서 거실까지는 3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인데도 어머니는 너무나 몸이 아프다고 내게 호소했다.  그리고, 이틀 후, 어머니는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5%의 회생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에서 H병원 중환자실에서 15일간 입원했다가, 지난 12월 5일 어머니는 인근 요양병원 중환자실로 다시 옮겨졌다. ​

비록, 어머니께서는 들을 수도, 말하지도, 움직일 수도 없지만.., 너무나 편안한 모습이다. 한 평생 고된 일을 했으니, 이제부터는 간호사들에게 건강관리를 받으며 남은 생을 정리하라는 하늘의 명령을 수용한 듯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게 쉬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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