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중세의 봄

김미승

바람도 여기선 멈추어야 하리

비둘기 한 마리 날지 않는
상무대 5.18 자유공원
법정영창 기억의 거푸집 앞에서

보았는가,
창백한 낮달 거짓 진술서에 낙인으로 박히는 걸
들었는가,
뼈가 보일 때까지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던
모나미 볼펜의 비명소리를
기억하는가,
식당 오물통에 처박힌 민주주의 민낯을

찔레꽃 향기 송곳처럼 파고들던
오월 어느 날,
바람도 갇혀버린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옛 상무대 영창.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당시 계엄군에 끌려간 시민군을 형상화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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