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37주년 5.18광주민중항쟁 연재시

황형철


내 뒷모습은 나 자신의 절반인 것인데

사이도 좋게 딱 반반씩 나눈 것인데

번번이 앞모습만 매만지며 전부로 간주해왔다

벽에 의자에 침대에 바위에 나무에 너에게

툭하면 앉고 기댄 탓에

세상의 소란을 다 삼킨 채

짓눌린 나의 뒤여

아무것도 가질 수도 만질 수도 없이

잠잠한 그늘만 드리운 뒤야말로

응당 앞이 아닐까 하는 생각

우리가 뒤라고 알고 지낸 많은 것들이

실은 진짜 앞이 아닐까 하는
 

ⓒ광주인

** 황형철 시인은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계간 <시평>으로 등단. 시집 <바람의 겨를>.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