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移葬)

이 송 희

 

그녀가 떠난 지도 십여 년이 되었다
삼십 년 전 5월에 막내아들 잃고서도
날마다 서러운 배에 울음을 채웠던 그녀

십여 년 살아 왔던 그녀 집을 옮긴다
관 뚜껑의 저승을 열었다가 닫을 때
십 년간 웅크린 햇볕이 그녀에게 내리쬔다

뼈만 남은 그녀가 이빨 보며 웃다가
덜 아픈 방향으로 일어서서 걸어간다
벗어둔 그림자 속에 가을바람 향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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