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 갤러리, 맛있는 미술 주제…2017년 첫 번째 전시

국정농단 세력의 문화예술계 인사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심판 초읽기에 들어갔고 최순실과 김종, 차은택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2014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 정신전’ 전시예정이었던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전시불허에 대해서도 본격수사에 들어갔다.

김빛나- 오늘의 메뉴.

대인예술시장에서 현 시국을 비판·풍자하는 전시회가 열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평 갤러리는 ‘맛있는 미술’을 주제로 16일부터 오는 3월11일까지 2017년 첫 번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전시에는 강부연, 김다인, 김빛나, 이명은, 이정은, 채경남 등 6명의 작가가 해학과 기지로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을 출품했다.

강부연 작가의 ‘국화-둥둥’은 흐르는 시간과 기억에 대한 회화적 표현이다. 잊고, 잃고, 잊히어 사라지는 것들. 기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4·16 세월호를 잊지 말아달라는 주문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강부연- 국화 둥둥.

김다인 작가는 ‘숨은 관찰자 찾기’에서 세월호의 진실인양을 호소한다. 바다 속을 응시하는 수많은 아르고스의 눈은 관심과 관찰을 의미한다. 진실을 수면위로 인양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김빛나 작가는 ‘오늘의 메뉴’를 통해 뇌물·비리공화국의 실체를 고발한다. 최근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을 둘러싼 권력과 재벌의 유착, 각종 검은 커넥션으로 한 몸이 된 또 하나의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김다인- 숨은 관찰자 찾기.
이명은- 광주전경.

이명은 작가는 사직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광주전경’을 세밀한 먹 선으로 표현했다. 광주의 고샅 고샅을 걷다보면 순간순간 피어나는 아련한 추억과 역사의 한 장면이 금세라도 떠오를 것만 같다.

이정은 - 퇴화.

이정은 작가의 ‘퇴화’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불편한 물음이다. 문명의 진보가 기계적 일상을 반복하는 현대인이 퇴보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작품은 현대인의 삶에 대한 경종이자 자유로운 삶을 희구하고 있다.

채경남- 비행연습.

채경남 작가는 ‘비행연습’과 ‘해를 품다’에서 닭을 소재삼아 존재의 신성을 묻는다. 여기서 신적 질서로서 신성의 결핍은 본성의 훼손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시국이 어수선한 붉은 닭의 해에 과연 신성은 무엇인지 다시 묻고 있다.

한채림 한평갤러리 큐레이터는 “관객들이 마치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 순간을 즐기듯 편한 마음으로 전시장을 방문했으면 좋겠다”며 “각자 입맛대로 전시를 관람하고 미술에 한발 짝 다가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전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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