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눈물을 삼키며 촛불 타는 밤을 노래하네
김형효

 

촛불이 타오른다.
제 살을 타고 오르는 밝은 불을 보며
누가 희망을 외면할 수 있으랴.

나라를 팔아 우리들의 희망을 팔아 살던
순실의 대통령이었던 아니 아바타였던
철면피한 대통령을 물리치자고
오색 단풍을 태우고 불어오는 늦가을의 광장
그 차고 버거운 시린 바람 속에 선 어린 손들, 주름진 손들
손에, 손에 희망하나 들고 서로의 징검다리가 되어
저마다의 가슴 속에 품은 순결한 꿈을 태우며
서로의 어깨를 맞대고 절망하지 않기 위해 노래하네.

마음의 심지하나 남은 것처럼 심혈을 모아 밝힌 촛불을 보며
절망하지 않기 위해 노래하네.

주름 잡힌 눈물과 경쾌한 분노가 우리를 살리고 있음을 보네.

아! 장한 우리의 얼굴들 촛불로 하나 되어 신명을 만드네.

아! 어찌하여 우리들의 슬픔, 우리들의 분노는 이리 아름다운가?

방방골골 거리거리마다 타오르는 활화산 같은 촛불이 우리를 살게 하네.

오늘 우리가 만드는 절망하지 않기 위해 부르는 노래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들이 만드는 분노의 콘서트는 사악한 마귀의 청와대를 무너트리고
우리들의 경쾌한 분노의 콘서트는 주름 잡힌 눈물을 삼키며
새로 태어나는 아름다운 나라로 가는 길을 열고 있네.

삼천리강산 아름다운 우리들의 가슴마다 촛불이 타오르네.

절망을 태우고 희망을 살리며 활활 타오르네.

우리들의 주름 잡힌 눈물, 경쾌한 분노는 이미 승리했네.

아! 아름다운 촛불 든 그대들이 아름다운 나라로 가는 길을 내었다네.

지상의 그 어떤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지금 그대들이 손에 손에 밝히고 있는 촛불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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