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10만 광주 촛불집회 참석 '깜짝 연설'... 일부 언론 왜곡보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광주를 찾아 금남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이번 광주방문을 놓고 왜곡, 과장보도를 내보내 비판여론이 SNS를 통해 강하게 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10만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퇴진", "박근혜 탄핵"을 외치며 촛불대행진까지 참여했다.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가 3일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서 즉석인사를 하고 있다. ⓒ광주인

문 전 대표는 이날 주최 쪽이 정한 '정치인은 누구를 막론하고 무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촛불집회 원칙을 존중해 무대 앞 광주YMCA 쪽 도로에서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윤장현 광주시장, 양향자 더민주당 최고위원, 이형석 더민주당광주시당위원장  함께 앉아 있다가 오후 7시 40분께 촛불집회 사회자 백금렬 씨 소개로 즉석 인터뷰 형식의 '깜짝 인사'와 '즉석 연설'을 했다. 

문 전 대표는 연설에서 "광주 시민들이 움직이면 대한민국 역사가 바뀌었다. 어제 야3당이 약속했던 탄핵의결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야3당이 공조를 회복해 오늘 탄핵안을 제출했고, 9일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고 탄핵안 발의 과정에서 빚어진 '야권 균열'을 대신 사과했다.

또 "야당 국회의원들은 이번에 전원 합심해 탄핵안을 반드시 의결시켜야 한다. 만약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촛불이 국회를 함께 심판할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에게 동의를 구해 환호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어 사회자가 '오늘 촛불집회에 광주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문 전 대표의 즉석 인사는 2분여 만에 마쳤다.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오후 5.18역사 복원을 주장하며 88일째 옛 전남도청 앞 마당에서 천막농성 중인 5.18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광주인

앞서 문 전 대표는 오후 4시께 옛 전남도청 마당에서 '5.18광주민중항쟁 최후의 현장 복원과 보존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을 88일째 벌이고 있는 시민사회단체와 5.18단체 회원들을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이후 오후4시20분께 금남로 우리은행 광주지점 앞에서 진행 중인 더민주당 광주시당의 '박근혜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 참석하여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시민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끈질기게 촛불을 들어야 한다. 박 대통령을 퇴진시키려면 우리가 지치지 않아야 한다"며 "피의자 신분인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정을 계속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물러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9일 국회에서 있는 탄핵 표결은 야당 의원으로는 가결이 조금 불투명하다. 국민들이 힘을 모아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에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광주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이날 문 전 대표의 촛불집회 무대 위 연설 불발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며 일부 언론은 '불허' 등으로 보도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일 광주 금남로 6차 광주시국촛불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 90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광주시민운동본부'는 문 전 대표 쪽으로부터 지난 2일 연설 신청을 받고 내부 고민 끝에 '오락가락 국회 탄핵안 발의 등 정치적 상황, 대권예비주자들에 대한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정치인의 무대 위 연설은 어렵다'고 3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도 "주최 쪽의 원칙을 존중해 무대 위에 오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광주 쪽 지지자들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이날 문 전 대표가 촛불집회 사회자 '현장 인터뷰' 형식으로 시민들에게 즉석 인사를 하게 된 경위는 "주최 쪽에서 설치한 대형 스크린에 문 전 대표의 얼굴이 비치자 일부 시민들이 '문재인', '문재인'을 연호하자 사회자가 '문 전 대표를 만나볼까요'라고 묻고 시민들이 환호로 응답하면서 이뤄졌다"고 문 전 대표 쪽 관계자가 전했다.  이 상황은 스크린을 통해 생생하게 공개됐다.  

또 한 인터넷 언론은 이날 문 전 대표의 촛불집회 참석을 두고 <'광주시민들이 ‘뿔났다…’“문재인 물러가라">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현장 사실을 왜곡, 과장한 기사를 내보내 문 전 대표쪽으로부터 항의와 함께 SNS를 통해 비난이 쇄도했다. 
(http://www.kns.tv/news/articleView.html?idxno=263148)

문제의 인터넷 언론 기사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3일 광주시민들에 의해 자리를 옮기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 언론은 '일부 광주시민들이 '문재인은 광주에서 물러가라'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여기(광주)는 머 하러 왔느냐. 당장 이 자리에서 물러가라'고 항의해 민주당 당직자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몸싸움을 벌였다."고 기사화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쪽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가 시민의 요구에 의해 사회자의 현장 인터뷰 후 급한 용무로 전일빌딩 뒷편 카페 화장실을 이용 후 바로 현장으로 돌아와 행진을 함께했다"며 '즉 생리현상 때문에 잠시 집회장소를 벗어났지 시민들에 의해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고 사실관계를 해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박근혜 퇴진'과 "박근혜 탄핵"에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연설을 하고 있다. ⓒ광주인

당시 상황을 지켜봤던 장헌권 목사는 "촛불집회를 시작하려고 할 때 광주YMCA쪽으로부터 약 10여분간에 걸쳐 여러 시민들이 문 전 대표에게 항의하는 고성이 이어졌다. 그러나 몸싸움이 벌어졌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박아무개씨는 "집회시작 전 60대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문 전 대표에게 고성으로 몇 차례 항의했다가, 아이를 목마 태우고 이를 지켜보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한 남성이 60대 남성에게 면박을 주며 제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씨는 "40대 남자의 면박에도 불구하고 60대 남성의 고성이 그치지 않자 남성 2~3명이 다가와 '왜 그러시느냐'고 말로써 제지했을 뿐 몸 싸움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쪽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광주를 방문할 때 일부 시민들의 항의가 종종 있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러나 문제의 인터넷 언론 보도처럼 광주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으며 몸싸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기사를 쓴 박강복 <KNS뉴스통신> 기자는 4일 저녁 <광주in>과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항의 전에 집회장 맨 앞 줄에 앉았다가 항의 후 자리를 뜬 후 3~4번째 줄로 옮긴 것은 맞지 않느냐"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 쪽에서 용변 때문에 옮겼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또 항의 소동과정에서 '몸싸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장에 다가 갔을 때 고성과 실랑이가 오고 갔다. 항의하는 시민에게 당직자로 보이는 2~3명이 옷을 잡은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기자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메일, 트위터 등이 공개돼 항의 문자 등을 받고 있다. 회사와 상의하여 법적 대응을 검토해보겠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문 전 대표가 3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광주시민들과 함께 하고 있다. ⓒ광주인

그러나 문제의 기사는 "사실관계와 상관 없이 마치 시민들의 항의로 문 대표가 자리를 옮긴 것으로, 또 몸싸움이 벌어져 시민들과 문 전 대표가 갈등이 극대화한 것처럼 비칠수 있는 과장기사이자 침소봉대 기사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탄핵안 발의 첫 날' 한 달 만에 광주를 찾은 문 전 대표는 일부 언론의 왜곡 과장보도 때문에 '대선주자로서 탄핵정국에서 광주시민들과 또 촛불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하겠다'는 방문 본질에 작은 생채기를 내야했다. 

또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전 국민의 촛불이 방방곡곡에서 타오르는 가운데 이번 '문 전 대표 광주방문 관련 일부 언론보도'는 광주의 언론과 언론인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언론활동을 할 것인가를 일깨워주는 작은 사례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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