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촛불 詩' 연재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양기창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늘도 우리는 당당히 외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서울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요
대학 졸업반 친구들하고
광화문 광장에 나왔어요
이젠 사회생활을 준비해야 하는데
절망감과 허탈감 때문에
취업 준비만 하고 있을 수가 없네요
하얀 마스크에 함박눈을 펑펑 맞으며
영원히 꺼지지 않는 촛불을 든 채
딸아이는 인증사진을 보내왔다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늘도 우리는 당당히 외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트랙터를 몰고 서울 간 담양 동생이
안성에서 막혀 노숙했단다
법원이 서울 입성을 허락하면 뭐하나
안성에서 양재에서
서울 진입을 막아선
견찰들의 과잉진압은
쌀값 폭락의 농민들의 외침을
피로 물들이게 했다
함박눈이 와도 덮어지지 않는 절절함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늘도 우리는 당당히 외친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나의 현장에서는
총파업 투표가 가결되었다
임금피크제와 저성과자 운운하며
노동자를 쥐어짜고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게
재벌의 돈벌이에만 앞장서온
정권과 자본에게 철퇴를 내리칠
총파업 투쟁으로
백만 촛불에 함께 하련다

 

ⓒ광주인

1968년 전남 나주 출생.
2014년 <작가> 신인상 수상.
기아자동차 현장문학회 <녹두> 활동.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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