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중견작가 초대전... 23~29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은 중견작가 초대 이준석, 오월그림전 '가슴마다 꽃으로 피어있으라'를 23일부터 29일까지 미술관 본관 제5,6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개막행사는 23일 오후 4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해마다 개최하는 중견작가초대전은 두드러진 작업성과를 보여 온 지역 출신 작가를 선정‧초대하는 전시이다.

<인산> 2016년. ⓒ이준석

올해는 30년 넘게 ‘오월광주’와 사람이 희망임을 그려 온 이준석 작가를 초대해 그의 판화, 회화, 설치 작품은 물론,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이준석은 1984년부터 2002년까지 ‘민중문화연구회 미술분과’, ‘광주목판화연구회’,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로 이어지는 미술운동 조직 활동을 주도하였으며, 이 기간 동안에는 판화, 걸개그림 등 대중적이고 현장성 있는 작품들을 다수 제작하였다.

작가는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날 때 미술대학 4학년 신분으로 교생실습을 하고 있었다. 항쟁기간에는 시위대와 합류하여 계엄군에 맞섰으며 총탄이 날아다니는 살육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1983년 군 전역 후 망월묘역의 느낌을 형상화 한 판화 작품 <묘지 가는 길>을 제작하면서 본격적인 민중미술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당신이 희망입니다> 2008년. ⓒ이준석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민중미술은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었는데, 판화는 여러 장을 반복해서 찍어낼 수가 있고 제작이 수월하며, 흑백 대비에 의한 강한 표현효과를 낼 수 있어 1980년대 가장 강력한 표현매체로 활용되었다.

이준석 작가는 조진호(광주시립미술관장), 김경주(동신대학교 교수) 등과 함께 1986년 ‘광주목판화연구회’를 창립하여 ‘오월시 판화집’ 등을 출간하는 등 지역 목판화 운동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화엄광주> 연작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제작한 7점으로 황지우 시인의 시 <화엄광주>에서 아이디 어를 얻었다. 작가는 ‘오월광주’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로 ‘화엄(華嚴)’을 택하고, 오랜 기간 오월광주의 아픔과 희생이 사람의 행 복과 세상의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화엄광주> 연작을 그리게 된다.

<화엄광주1> 1995년. ⓒ이준석

<화엄광주> 연작은 표현방식에 있어 작품마다 약간의 변화를 보이지만 운주사의 천불천탑과 광주항쟁의 이미지를 격자무늬 형식으로 배치하 면서 광주항쟁의 희생자들을 위무(慰撫)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최되는 ‘이준석, 오월그림’전에서 <화엄광주> 연작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오월광주’를 주제로 한 작품 외에도 이준석 작가는 희망이 사라진 농촌을 표현한 <붉은 대지의 노래, 1994), 자본과 힘의 논리를 앞세운 미국을 조롱하는 <War Game, 2001>, 사람이 희망임을 알려주는 <당신이 희망입니다, 2008> 등 시사성 있는 작품들을 그려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이준석은 전시실 천정에 풍경(風磬)을 매달은 설치 작품 <오월의 소리, 2016>를 통해 ‘오월광주’를 시각이 아닌 청각을 통해 관람객들에 전달될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 리면서 나는 풍경 소리는 오월 사망자 명단을 발표하는 소리, 도청을 사수하자는 긴박한 방송 소리 등과 어울려 전시실에 울려 퍼진다.

<역사의 다리> 2005년. ⓒ이준석
<붉은 대지의 노래> 1991년. ⓒ이준석

이준석 작가는 “그리고 싶은 그림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그림을 그리 는 것도 좋겠지만 진정한 예술가는 그 시대에 꼭 있어야 할 그림을 그 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작가정신이며 살아있는 동안 내가 해 야 할 당연한 화업(畵業)이다.”라고 말한다.

조진호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가 묵묵히 오월 광주와 시대정 신을 표현하며 고난의 길을 걸어왔던 작가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준석, 오월그림>전은 30년 넘게 오월광주와 시대정신, 그리고 사람 이 희망임을 그려온 지역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 자 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뜻 깊은 전시"라고 의미를 밝혔다.
/글: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 작가 소개

이준석(Lee June-seok)

1958년 광주생
조선대학교 미술과 졸업

개인전

2015 붉은 꽃 붉은 마음(원갤러리. 광주)
2014 남도의 화개(다산미술관)
2013 소소한 그림전(영산나루. 나주)
2012 開花(원갤러리. 광주)
2008 5.18기념문화관(광주)
1999 원서갤러리(서울)
그림시갤러리(수원)
남봉미술관(광주)
1995 덕원미술관(서울)
인재미술관(광주)
1992 인재미술관(광주)

단체전

2014 광주비엔날레20주년특별전 달콤한 이슬-1980년 그 후(광주시립미술관)
광주아트페어(김대중컨벤션센터)
2013 오월-1980년대 광주민중미술(광주시립미술관)
2012 전라도닷컴 (광주 롯데갤러리)
2006 투영전(대만국립미술관)
2005 항쟁미술제-길에서 다시 만나다(서울, 부산, 광주, 청주, 태백)

2004 순수와 참여의 미학(광주시립미술관)
걸어온 10년 가야할 100년(광주시립미술관)
2003 오월전-나는 너다(광주인재미술관)
기억 속으로 날아오르다(부산민주공원)
2002 오월 목판화전(전남대학교 박물관)
2001 행방불명전(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술상수상작가전(광주나인갤러리)

2000 뱀에 대한 해석전(광주시립미술관)
1998 새로운 천년 앞에서(광주시립미술관)
1997 반 풍경전(서울 동아갤러리)
광주에서 길 찾기(송원갤러리)
1996 우리 하늘 우리 땅전(광주 금남로 일대)
1995 제1회 통일미술제(광주망월묘역 일대)

해방50주년 기념전(서울 예술의 전당)
1994 민중미술15주년 기념전(과천 국립현대미술관)
JALLA전(일본 동경도 미술관)
동학농민 100주년 기념전(광주시립미술관)
1993 희망을 위하여(광주 금남로 일대)
그림마당 민 개관7주년 기념전(서울 그림마당 민)

1992 목판화 신작 초대전(서울 그림마당 민)
더 넓은 민중의 바다로(광주 금남로 일대)
1991 오월에 본 미국전(광주 망월묘역)
신작 초대전(광주 가든미술관)
1990 10일간의 항쟁 10년간의 역사전(광주 남봉미술관)
1989 오월전(광주 남봉미술관)
1988 광주 목판화 3인초대전(전주 온다라미술관)
1987 인재미술관 개관 기념전(광주 인재미술관)
1986 그림마당 민 개관기념전(서울 그림마당 민)
1985 힘 전(서울 아랍미술관)

수상
1999년 광주미술상

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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