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미디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 소문과잉의 시대 그려

광주광역시립극단(예술감독 박윤모)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제9회 정기공연 연극 '추문패거리'를 무대에 올린다.

'추문패거리'는 영국 극작가 겸 정치인 리처드 셰리든의 'The School For Scandal'이 원작으로 영국의 3대 풍속희극(comedy of manners)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1777년 영국 드루어리 레인극장(Drury Lane Theatre)에서 초연 이래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풍속희극은 당시의 사회적 관습과 규범에 일침을 가하고, 상류계급의 위선과 행태를 풍자하는 희극의 한 장르이다. 위트 있는 대사, 농담 주고받기, 재치 있게 말 받아치기 등이 특징이다. 2011년 서울시극단이 국내 초연했고, 광주시립극단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린다.

표면적으로는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인 형 조셉, 낭비벽이 있지만 인정 있는 동생 찰스, 마리아는 찰스를 사랑하지만 후견인 피터 경은 찰스를 못마땅해 한다. 피터 경은 재혼한 젊은 티즐 부인의 사치벽 때문에 고민이다.

티즐 부인은 스니어웰 부인이 수장인 추문패거리에 가담해 조셉이 꾸며낸 음모에 말려든다. 이때 인도에서 오랫동안 지내온 찰스와 조셉의 부유한 삼촌 올리버가 돌아오고, 두 형제의 인품을 시험하기 위한 작전을 꾸민다.

거짓은 더 큰 거짓을 낳고,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습 불가한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들이 벌이는 우스꽝스러운 소동이 펼쳐진다.

연출은 극단 작은 신화 대표 최용훈씨가 맡았다. 그는 <돐날><김치국씨 환장하다><차이메리카><위대한 유산>등의 작품에서 탁월한 원작 해석과 밀도 높은 연출력으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중견연출가이다.

광주광역시립극단 단원들이 오는 24~26일 <추문패거리 >정기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광주시청 제공

광주와 첫 호흡을 맞추는 그는 코미디를 통해 현재적 우리를 가감 없이 유쾌하게 보여 주려 한다. 최용훈 연출은 ‘극중 인물과 상황들의 그 어리석음과 무지스러움을 우리 스스로도 똑같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는 연극이다. 먼 옛날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를 비추는 거울 같은 공연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윤희철, 고난영, 유지영, 이영환, 노희설 등 23명의 배우들이 각기 개성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위트 있는 대사와 리듬감 있는 극 전개를 통해 시종일관 유쾌한 풍자희극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다.

카더라 통신, SNS, 찌라시, 악성댓글을 통해 정체불명의 소문이 쏟아지는 소문 과잉의 시대. 18세기 고전에서 지금 우리 세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연극 추문패거리는 여전히 현재적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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