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대 예비교사 300여명 시국선언 동참
자유발언 “박근혜 하야…이제는 행동할 때”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예비교사들도 시국선언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광주교대 총학생회는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교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최순실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진 사회’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광주교대 총학생회가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교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최순실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진 사회’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교대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광주교육대 총학생회 시국선언에 300여명의 학우들이 참여해 지켜보고 있다. ⓒ광주인

이날 시국선언에는 학생 300여명이 참여해 자리를 지켰고 10여명의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등 정권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2016 병신년, 말도 안 되는 사상 초유의 국기 문란 의혹이 제기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의 국정 농단 의혹이 개인을 넘어 범국가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보고 받고 수정하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 외교 인사문제까지 각종 국가 기밀사항에 깊숙하게 개입했다”며 “이것은 명백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에게 권한을 준 건 대한민국의 국민이지만 국민이 부여한 권한과 권력은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있었다”며 “믿고 맡겼던 권력이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박 대통령이 있다”며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훗날 교사가 돼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민주국가임을 알려주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가르칠 것”이라며 “아이들 앞에 부끄러운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3일 오후 광주교육대 학생회관 앞에서 광주교대 총학생회 시국선언이 끝난 후 한 학생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교대 윤리교육과 박현주 학생이 3일 오후 광주교대 총학생회 시국선언이 끝나고 자유발언을 하며 울먹이고 있다. ⓒ광주인

시국선언을 마치고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현 시국을 규탄했다.

광주교대 3학년 한 학생은 “최근에 읽었던 책의 좋은 구절이 생각나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며 국제적 혁명이론가인 토마스 페인의 상식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그는 “토마스 페인은 ‘어떤 그릇된 것을 그릇됐다고 생각하지 않는 습관이 오래 굳어지면 그것이 겉으로는 옳은 것처럼 보이게 된다’는 말을 했다”며 “우리 모두가 그릇됐다고 생각하는 이 마음이 꺾이지 않고 계속해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윤리교육과 15학번이라는 박현주 학생은 “아빠 생각이 나서 이 자리에 나왔다. 아빠는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다녀오셨다”며 “엄마·아빠는 대학 가서 데모하고 다니지 마라. 공부만 열심히 해라고 늘 말하셨다”고 울먹였다.

이어 “아빠는 그렇게 해서 30년 뒤 이런 세상을 만들어주셨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 여러분 어머니 아버지들도 죽음을 무릅쓰고 그랬을텐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우리도 가만히 숨어 있지 않고 잘못된 것 더 당당하고 크게 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 정부에서 일어난 일들은 최순실 사건만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 아직도 아이들 시신 차가운 바닷속에 있고, 백남기 농민, 물대포에 쓰러져 317일만에 돌아가시고,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며 “사람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민주주의까지 죽이려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시국선언도 좋지만 여기서 끝나선 안된다”며 “11월12일 서울 민중총궐기에 참여해 진정한 행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이날 자유발언에서는 “여기 모인 학생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쳤던 교수들은 왜 나서지 않느냐”면서 교수들을 질타하고 함께 행동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국선언은 광주교대를 비롯해 전국의 교육대학교에서 11월3일 학생의 날을 기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광주교대 총학생회가 3일 오후 광주교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최순실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진 사회’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인
광주교대 학생들이 3일 총학생회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인
광주교대 학생들이 3일 총학생회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시국선언문[전문]

최순실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사회
광주교육대학교 제32대 S.N.S 총학생회

2016 병신년, 말도 안 되는 사상 초유의 국기 문란 의혹이 제기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의 국정 농단 의혹이 개인을 넘어 범국가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 및 홍보물을 미리 보고 받고 수정하는 것을 넘어 국가 안보, 외교 인사문제까지 각종 국가 기밀사항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명백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박근혜대통령에게 권한을 준 건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하지만 국민이 부여한 권한과 권력은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있었다. 믿고 맡겼던 권력이 개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용되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정운영의 책임은 대통령이 지고, 나라의 운명은 국민이 결정한다.’ 나라의 운명은 지금부터 우리가 결정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국정운영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최순실, 정유라 결국 모든 논란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 현재 방송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뿐만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까지도 철저하게 조사하여야 한다.

그리고 모든 의혹이 밝혀지면 대통령은 그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은 우리나라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

우리는 훗날 교사가 될 대학생이다. 교사가 되어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민주국가임을 알려주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가르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국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떳떳하게 아이들 앞에 설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 앞에 부끄러운 교사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 국민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더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우리는 요구한다. 박근혜정부는 제기된 의혹을 밝혀내는 것에 적극 협조하고 진실만을 이야기하라.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제대로 책임져라.

하루 빨리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어야한다. 그때까지 우리들은 대학생으로서, 예비교사로서 해야 할 역할을 계속해서 충실히 해낼 것이다.

2016년 11월 3일 광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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