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민언련, "한국사회 새 진전을 이루는데 역할해야"

3일 성명, 광주전남 언론에 "비상시국 통찰력 필요" 강조
"지역언론, 숟가락 너머를 못보고 숟가락만 알려준다" 비판 

"지역 신문은 어느 누구 집 숟가락이 몇 개라는 정도를 알릴만큼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옳다. 그러나 이는 국민 전체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 보다 근본적인 것이라면 사소하게 보이는 지역적인 현상으로부터 유추해 전체 몸통을 드러낸다는 전제가 있어야 올바른 지적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언론단체가 광주전남 지역언론에 향해 쓴소리 성명을 발표했다. (아래 성명 전문 참조)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대표 박원균)은 3일 성명을 내고 "시국에 대한 지역 언론의 보도가 다른 사안과 달리 대체로 방향을 잘 잡아가는 듯하다"며 "또 관련된 여러 움직임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사설이나 외부 기고를 통해 여러 의견들도 싣고 있다. 마땅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언련은 "언론 스스로 ‘지역’에 가두거나 잘못 이해함으로써 그 역할을 포기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특정한 몇 개 사업 예산을 가져왔느니, 지역 출신이 요직에 기용됐느니 하면서 지역 언론이 늘상 다루는 손쉬운 논란꺼리는 숟가락 너머를 못보고 숟가락만 알려주는 경우"라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통찰력을 주문했다.

민언련은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이는 단순히 두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며, 역사적으로 누적된 문제"라며 "기득권층의 공모 없이 일어날 수 없는 문제다. 만약 언론이라도 그 역할을 다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랬다면 박근혜 정부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늘의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언론은 비단 중앙에 근거하고 있는 언론만을 지칭하지 않는다"고 지역언론의 사명과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민언련은 "광주가 가진 정체성으로나 광주가 가진 정치적 영향력 등으로 볼 때, 지역 언론이 통찰력을 가졌다면 정치, 경제, 문화 여러 부문의 지역에서 나타난 증상들로 부터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강하게 경고 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언론 스스로 ‘지역’에 가두거나 잘못 이해함으로써 그 역할을 포기했다"며 "특정한 몇 개 사업 예산을 가져왔느니, 지역 출신이 요직에 기용됐느니 하면서 지역 언론이 늘상 다루는 손쉬운 논란꺼리는 숟가락 너머를 못보고 숟가락만 알려주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김병준, 한관옥, 임종룡, 박승주 등의 기용에 대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광주시민이 마치 그동안 홀대에 대해 투정부리듯 보이는 보도는 본질을 짚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보도야 말로 증상을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다. 관련된 다른 보도도 마치 남의 일 같이 몇 줄 던지고 만다"고 혹평했다.

끝으로 민언련은 "책상머리에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보도하지 말고 시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뜻을 더 묻고,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알아 훨씬 더 많은 토론, 기획, 보도 등을 통해 공론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제 역할'을 주문했다.
 

 성명 [전문]
비상시국, 지역 언론의 제 역할을 기대 한다

워낙 큰 흐름이며, 문제의 핵심이 뚜렷한 탓에 시국에 대한 지역 언론의 보도가 다른 사안과 달리 대체로 방향을 잘 잡아가는 듯하다.

또 관련된 여러 움직임을 비교적 상세하게 알리고 있다. 사설이나 외부 기고를 통해 여러 의견들도 싣고 있다. 마땅한 일이다.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이는 단순히 두 사람의 문제만은 아니며, 역사적으로 누적된 문제다. 기득권층의 공모 없이 일어날 수 없는 문제다. 만약 언론이라도 그 역할을 다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그랬다면 박근혜 정부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눈 뜨고 볼 수 없는 오늘의 사태도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언론은 비단 중앙에 근거하고 있는 언론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지역 언론은 오롯이 지역에 천착해야한다는 지적은 옳다. 지역 신문은 어느 누구 집 숟가락이 몇 개라는 정도를 알릴만큼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옳다. 그러나 이는 국민 전체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 보다 근본적인 것이라면 사소하게 보이는 지역적인 현상으로부터 유추해 전체 몸통을 드러낸다는 전제가 있어야 올바른 지적이다.

광주가 가진 정체성으로나 광주가 가진 정치적 영향력 등으로 볼 때, 지역 언론이 통찰력을 가졌다면 정치, 경제, 문화 여러 부문의 지역에서 나타난 증상들로 부터 현재 우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강하게 경고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여러 공론장을 다양하게 펼쳐 지역으로부터 중앙을 선도하는 역할이 없지 않았다고 본다. 언론 스스로 ‘지역’에 가두거나 잘못 이해함으로써 그 역할을 포기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특정한 몇 개 사업 예산을 가져왔느니, 지역 출신이 요직에 기용됐느니 하면서 지역 언론이 늘상 다루는 손쉬운 논란꺼리는 숟가락 너머를 못보고 숟가락만 알려주는 경우다.

현 정권의 김병준, 한관옥, 임종룡, 박승주 등의 난데없는 기용에 대해 지역 신문과 방송 대부분이 이를 보도하면서, 국면전환용 또는 꿍꿍이가 있다고 평가 했다. 이어 지역민들은 오히려 더 분노하고 있다고 한마디 얹었다.

이러한 보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광주시민이 마치 그동안 홀대에 대해 투정부리듯 보이는 보도는 본질을 짚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야 말로 증상을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다. 관련된 다른 보도도 마치 남의 일 같이 몇 줄 던지고 만다.

책상머리에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보도하지 말고 시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뜻을 더 묻고,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알아 훨씬 더 많은 토론, 기획, 보도 등을 통해 공론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앞으로 전개될 만만찮은 상황에 대한 예측 역시 정치권, 경제계, 시민단체, 지자체의 말문이 제대로 터지도록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통찰을 공유하고, 집단지성을 통해 지역만 아니라 한국사회가 새로운 진전을 이루는데 지역 언론이 제 역할을 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지금은 언론이 제 역할을 꼭 해야 할 비상시국이다.
2016년 11월3일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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