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성명 [전문]

국토부는 지리산 피아골댐 계획 백지화하라!
 
경칩이 지나자, 지리산자락의 산수유나무, 매실나무 등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봄꽃은 겨울을 지낸 서로를 격려하며 마을과 사람들을 생명 넘치게 하고 있다. 마을에서 시작한 봄은 피아골을 거슬러 올라 삼도봉, 반야봉에도 꽃을 피울 것이다.
 
지리산은 우리에게 봄을 선물하며 기쁨과 감동을 주는데 인간세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다. 어제(3월8일) 지리산 피아골엔 불청객이 왔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 이정현 국회의원, 한국수자원공사 댐 관계자 등은 피아골을 찾아와 폐기된 줄로만 알고 있던 피아골댐(그들은 내서천댐이라 말한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 각자는 서로의 생각이 다르겠으나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광양, 여수, 순천지역에 식수가 부족하여 피아골에 3100톤 규모의 댐을 지어야 한다. 댐의 높이는 175m이며, 댐이 들어서면 피아골 4개 마을은 완전히 물에 잠기고, 물 끝은 연곡사 바로 아래까지 잠기게 한다.’

그들은 그렇게 말하고 피아골을 떠났다. 지리10경의 하나이며, 언덕 너머에는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고, 10개 마을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피아골을 지도책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는 불경스런 이야기를 남기고 그들은 떠났다. 결정했으니 그리 알고 있으란 듯이.
 
피아골 사는 주민, 피아골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구례군민들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리는 피아골댐에 반대한다. 피아골 물이 모이는 섬진강으로서도 댐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지금도 물 부족으로 인하여 염해 피해, 수질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댐이라니 대체 섬진강물을 말릴 생각인가!

백보 양보하여, 그들이 말한 대로 피아골에 댐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식수 부족이라면 섬진강 본류에서 취수하면 되니 댐까지 지을 이유는 없다. 구례군민들도 섬진강 본류에서 취수하여 식수로 먹고 있으니 섬진강물이 더러워서 피아골의 깨끗한 물을 먹어야겠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이다.

피아골댐은 정부 안에서조차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사업이다. 그러니 국토교통부, 한국수자원공사는 댐 건설을 운운하며 지역민심을 흉흉하게 하지 말고, 댐 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 피아골에 댐을 짓는 일은 피아골 주민도, 구례군민도, 지리산 피아골을 사랑하는 국민들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15. 3. 9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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