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이

“그럴 리가 없어, 한 때 사랑했던…”
희빈 장씨는 숙종이 내린 사약을 앞에 놓고 기가 막혔다. “그럴 리가 없다”면서 몸부림쳤다. “정녕 전하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느냐?”고 희빈은 따지듯이 물었다.

그 때서야 금부도사는 전하의 교지를 내밀었다. 희빈이 사약을 거부하거나, 너무 괴로워하면 보여주라던 교지. 희빈은 그것을 본 뒤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약사발을 들었다. 그리고…

숙종은 그 교지에서 뭐라고 했을까? 이것이 질문이고,
‘원 샷’이 답이다.
한 10년쯤 지난 우스갯소리다.

원 샷이 무슨 뜻일까? 술잔을 꺾지 않고 단숨에 비운다는 뜻으로 우리는 쓴다. 번역은 ‘한 방’이 적절하지 않을까? ‘원 샷 원 킬’ 하면 한 방에 한 놈. 그런데 어제 EBS ‘미국자동차횡단 7500km’를 보면서 새로운 것을 알게 됐다.

원 샷은 총알 하나에 술 한 잔이라는 것이다. 영어로 총알이 ‘a shot’ 이다. 미국 서부개척 시대, 카우보이모자를 쓴 석양의 건맨들이 총알 하나를 내밀면서 ‘원 샷!’하면 빠 주인이 술을 한잔 줬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총알이 술값을 대신하는 것이다. 하기는 옛날에 술 한 잔이 ‘대포’이던 때도 있었지.

술 한 잔에 총알 하나! 술 한 잔에 목숨 하나!
술과 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자, 그대의 이름은 아나키스트!
금일 술시가 되거들랑, 따라하세요!

▲ ⓒ이광이


** <절창화담>은 산사 이야기와 범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연재를 맡은 이광이 님은 <무등일보> 노조위원장과 참여정부 시절 문화관광체육부 공무원 그리고 도법스님이 이끈 조계종 총무원의 자성과 쇄신 결사에서 일 했습니다. 저서는 동화 <엄마, 왜 피아노 배워야 돼요?> 등이 있습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