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에도 광주우체국 앞에서 스무 명쯤이 모여서 촛불집회를 하고 “박근혜는 물러가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선거무효소송 속행하라!”, “투표소 수개표 입법하라!”고 외치면서 충장로 거리행진을 했다.

후배 두 명도 내 행방을 전화로 알아내서 찾아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한 후배는 식구와 떨어져 혼자 살면서 대학교에서 2년 계약직 강의를 하고서 월급 300만원을 받으면 150만원은 자기가 쓰고 150만원은 어렵게 사는 후배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또 한 후배는 60대 중반 총각이다. 중졸로서 날품팔이다. 독서가 취미란다. 중요한 사회과학서적은 거의 다 섭렵했다는 것이다. 태권도 4단이어서 누구든 자기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한다.

술을 거나하게 마신김에 전두환 기념비를 깨부쉈다가 옥살이도 했단다. 끊임없이 자기가 왜 사는지 고심한다. 리영희 선생, 윤한봉 선생 등과도 긴밀한 친분을 맺었고, 지금은 성찬성 선생, 이명한 선생 등과 긴밀한 친분을 맺고 있다.

그러면서 자기도 그런 분들을 닮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늘 그 후배더러, 유명인들을 찾아다니지 말고, 어렵게 사시는 무명인들을 본받고 섬기도록 노력하라고 주문하곤 한다.

유명인들보다도 무명인들이 훨씬 더 희생적이고 마음씨가 곱다고 말해주곤 한다. 그럴 때마다 그 후배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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