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의무를 하던 젊은이가 맞아죽었다.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요 35일이나 지속적으로 수액 주사를 맞혀가며 두들겨 팼던 짐승만도 못한 놈들에게 맞아죽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죽은 병사의 부모에게까지 그런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말 했다. 살인을 저지른 짐승만도 못한 놈들을 감싸면서 살인죄가 아니라 상해치사라고 했다.

▲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군인권센터가 연 28사단 구타 사망사건 피해자 윤일병 추모제. ⓒ민중의소리 갈무리

책임을 져야할 장교들 16명에게 징계를 했다는데 알고 보니 그중에는 근신 5일과 근신 10일이라는 징계 아닌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한참이나 윤일병은 기도가 막혀 숨졌다는 영혼 없는 말을 녹음기처럼 되풀이했다. 멀쩡한 젊은이가 맞아죽었음에도 그런 사실을 은폐 축소 거짓보고 부하 감싸기에 바빴던 국방부.

군의 조직을 대표하는 국방부는 주권자이면서 국민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입대했다가 비참하게 맞아죽은 윤일병을 버린 것이다.

국민들은 그런 국방부의 모든 장성들이 축소 은폐 음모에 가담했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몇 몇 권력지향형 장성들이 한 젊은이의 죽음을 짓밟았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군을 대표하는 국방부의 태도가 너무나 반국민적인 태도였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설사 축소 은폐에 가담하지 않은 장성일지라도 반성하지 않는 한 연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일벌백계라는 말이 나오자 육군 참모총장이 사의를 표했다. 군인권센터와 민간단체들의 반발과 여론에 밀린 국방부는 재판장은 대령에서 장성으로 바꾸고 수사를 다시 해서 살인죄를 적용할 것이라고 물러섰다.

그럼에도 아직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다가 지금은 청와대 안보실장이라는 김아무개는 윤일병 타살 사건을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어벙한 태도로 부하들에게 모든 책임을 넘기려 한다.

그런 김아무개를 감싸고 살리기 위해 여당의 또 다른 김아무개 대표는 깜짝쇼만 하다가 슬그머니 꽁지를 뺐다.

하긴 같은 동조자의 입장에서 김아무개에 의지하는 그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불쌍한 인간이다.

지금은 왕이 주권자가 되는 절대주의 시대가 아니다.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일정기간 통치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가의 대표가 되는 민주주의 시대이다.

헌법 74조 1항은 대통령이 국군의 통수권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간략히 말하자면 군인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대통령이다. 국방부는 국가에 대한 외적을 침입을 막는 국가의 기간 조직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하며 자신과 또 다른 국민을 지켜야할 권리와 의무의 주체이다. 그렇다면 후세의 역사가들은 지금 맞아 죽은 윤일병을 내친 국방부의 태도를 어떻게 평가할까?

▲ ⓒ민중의소리 갈무리

오늘은 일요일, 낮에 몇 지인들을 잠시 만났다. 윤 일병 어머니의 편지가 화제였다. 윤 일병과 같은 자식을 둔 어머니들은 상상만 해도 “치가 떨린다!”고 했다.

사람을 35일간이나 지속적으로 가래침을 핥게 하는 등 인간적으로 견딜 수 없는 모욕을 주고 두들겨 패서 죽인 것이 살인 아니고 무엇이냐고 언성을 높이는 남성분.

자식이 맞아죽은 줄 모르고 자식 죽인 인간들은 용서하려고 했다는 죽은 윤일병의 어머니 이야기에 윤일병 같은 자식을 둔 어머니들은 눈을 감고 말았다.

주권자인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국방부. 국민의 분노를 알면서고 감추고 속이려는 국방부. 한 남성은 자신의 군 경험을 이야기 하며 일부 군인들의 태도는 “하면 된다!” “승리가 정의!”라는 군대식 구호가 여리고 힘없는 졸병을 죽인 반역의 바탕이라고 했다.

아무도 자신들을 제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일부 장성들의 오만과 독선이 빚은 반역, 물건을 도적질하는 사람은 죄인이 되지만 국가를 훔치는 사람은 영웅이 된다는 그릇된 가치관이 바탕이 된 이념이 빚은 반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일부 장성들이 중심이 된 국방부가 권력과 금력을 가진 자들과 야합하여 나라와 겨레를 배반하는 반역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다소 감정이 섞인 논리의 비약이라는 생각에 앞서 공감하고 있었다. 돌아와 사전을 찾으니반 반역(叛逆)의 의미는 나라와 겨레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한다.

윤일병이 죽을 당시 반역의 중심에 있었던 국방장관이었다는 김아무개는 청와대의 그늘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전시도 아닌 나라에서, 어쩌다 때린 한 두 번의 폭력도 아니고 35일이나 지속된 폭력에 의해 죽은 윤일병의 보도를 어떤 마음으로 보고 있을까?

김아무개가 진정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군인이라면 그동안의 무능과 무책임을 반성하면서 스스로 목에 줄을 걸어야 옳지 않을까?

▲ ⓒ민중의소리 갈무리

그럴 용기가 없다면 텔레비전 카메라가 중개하는 가운데 윤일병 무덤을 찾아 석고대죄라도 해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러나 김아무개에게 그런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윤일병의 최후를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프다. 그 어머니는 얼마나 기가 막힐까? 지인들은 가까운 곳이라면 찾아가 윤일병 부모와 함께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나 역시 그렇다. 사건을 축소 은폐했던 국방부에 맞서 진실을 밝힌 군인권센터를 기억한다. 최초로 윤일병의 타살을 밝혔다는 이름 모를 상병도 기억하고 싶다. 또 종교단체 사회단체는 물론 깨어있는 주권자들의 투쟁을 응원한다.

끝으로 윤일병의 부모님께 “힘내시라!”는 말을 남기고 싶다. 아무런 행동도 못하고 고작 이런 글이나 쓰고 있는 늙은이의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

지난날 의문의 죽음으로 남은 병사들 중에 또 다른 윤일병은 없었던 것인지…, 생각해 본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