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卽死 死卽生(생즉시 사즉생)의 기로에 선 새정치민주연합

한번도 제대로 싸워준 적이 없는 정당. 미디어 악법 싸움, 예산안 갈등, 대선당시 국정원 개입으로 인한 불법 부정의혹 싸움, 그네의 대선 공약 파기, 지방의회 공천과 철회문제, 노인연금 문제….

처음에는 싸우는 척 하다가 나중에는 슬그머니 무조건 등원,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물러서는 모양새는 새정치 하겠다던 안아무개와 통합한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새정치? 안아무개라는 개인의 지지율에 의지하여 당의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발상은 곪은 상처에 의사의 처방전도 없는 수상한 물감을 뿌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발상이었다.

지방 선거에서 보여준 새정치민주연합의 구태, 그리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다시 보여준 전략공천이라는 카드가 결국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7.30 보궐 선거에서 참패!
당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통렬한 반성 없었다. 붙어 다니던 안아무개와 김아무개는 슬그머니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말았다. 그리고 참으로 얼기설기 비대위가 꾸려졌다.

그러나 직전의 대표 그리고 더 앞의 대표들이 국민의 지탄을 피해 숨어있고, 새누리당의원들과 하는 짓이 다를 바 없는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는데 비대위가 무슨 힘을 가지고 당을 쇄신할 수 있다는 말인지….

나는 그런 과정을 보면서 솔직히 박위원장도 그렇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안쓰럽다는 생각만 했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
뒤늦게 뉴스를 보고 내용을 살폈지만 “그건 아닌데 !” 하는 말만 절로 나왔다. 국민들의 서명, 유족들의 단식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철저하게 외면한 합의서. 책임자 처벌은커녕 진상규명조차 어려운, 그야말로 새누리당에 농락당한 합의서였다.

유족 뿐 아니라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클 수밖에.

그런데 특별법 실무자 접촉에서 벌써 증인 채택문제로 벽에 부딪치고 말았으니. 비대위가 당을 추스르기도 전에 특별법 파동에 휩쓸린 꼴이다.

버텼어야 했다. 더구나 윤일병 타살 사건까지 터쳐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마당 아닌가. 새누리당은 민생과 경제살리기 명분을 내걸고 새정치민주연합을 끌고 갈 것이다.

어쩌면 증인 선정 과정에서 슬쩍 양보하는 척 할 수도 있다. 채택된 증인이 나와서 모른다고 잡아 털면 수사권 없는 합의안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새누리당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빳빳하게 나오고 말이 먹히지 않으면 야당 의원들 신상털기로 압박할 수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2015년 예산안 심의 거부 등 저항하겠지만 그러다 시간이 가고 겨울이 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시 “어쩔 수 없다!”며 고개 숙일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자리는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역사가 보여준 여당이 보여준 행태를 예상하고 또 야당의 실패를 되새기면서 이제 강한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 특별법대로라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란 불가능하다. 책임자 처벌도 불가능하다.

▲ 통고하는 세월호유가족- 지난 7월 25일 세월호 참사 100일에 '거위의 꿈' 영상이 시작되자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있다. ⓒ미디어오늘 갈무리

4월 16일 대통령이 흔적 없이 사라진 7시간의 행적은 아는 놈들만 알고 넘어갈 것이다. 합의된 세월호 특별법은 당 내부의 비판은 물론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그동안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바라고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일반 국민들조차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설자리를 잃을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돌파구는 유족들의 뜻을 받아들여 재협상하는 길밖에 없다.

물론 새누리당이 거부할 것이다. 그렇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남녀노소가리지 말고 모든 국회의원들이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함께 단식하라! 차마 목숨이 아깝거든 상임위별로 돌아가며 열흘씩만이라도 진행하라!

그러면서 국민의 분노를 조직하라! 지금까지 모욕을 당하면서도 오직 국회의원 자리만 지키겠다고 했던 비굴한 습성에서 벗어나라! 싸워야할 때 싸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나마 지지하는 국민들조차 떠나고 말 것임을 알아야한다.

정기 국회를 예산안 심의가 걱정이라고? 경제와 민생이 걱정이라고? 헌법 중단이 걱정이라고? 역으로 그 점을 들어 새누리당을 압박하라.

지금 호남의 시골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지난 재보선에서 곡성 순천 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한 것은 결코 개인에 대한 선호 때문만이 아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득표율은 이제 무조건 2번이 아니라는 지역민들의 심중을 드러낸 것이다.

지금껏 2번을 지지했던 호남 사람들 중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의 새정치는 “개정치!”라고 하는 비아냥거리며, 차라리 새누리당과 통합하라고 언성을 높이는 유권자들도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런 사실을 알고 깊이 느끼기를 바란다.

노선이 분명한 정당, 투쟁하는 야당이 되기를 거듭 충고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학여행가던 세월호 안에서 기다리다 죽은 아이들을 기억하라! 나라 지키겠다고 군에 갔다가 맞아죽은 윤일병을 기억하라!

生卽死 死卽生이라는 말을 새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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