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들의 굿판에 빠진 청와대와 새누리당

“기다리라.”
그 말 후에 무슨 일이 있었던가.

바지도 입지 않은 선장과 선원들은 탈출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할 해경은 침몰하는 배안에서 몸부림치는 아이들을 구경만 했다.

그리고 많은 꿈에 부풀 나이의 아이들이 죽었다. 그렇게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구조를 멈춰버린 국가 기관을 향한 분노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우왕좌왕했던 정부. 아무도 학생들을 구조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그 시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자는 대통령의 행방조차 몰랐다고 했으니!

천안함 침몰 사고가 나자 가죽 잠바를 걸친 mb는 지하벙커에서 회의하는 사진이라도 보여주었지만 몇 시간 후에 그네는 “구명조끼 운운”하는 한가한 소리를 했다던가!

바다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참모들과 바다를 추억의 장소로나 기억하는 무지한 대통령의 모습밖에 아니었다.

국민을 미개인이라고 했던 어떤 정치인 자식의 말, 학생들이 일당을 받고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고 했던 새누리당 관계자, 가난한 집 자식들이라고 했던 어떤 목사, 세월호 참사를 AI에 비유했다는 새누리당 조 아무개라는 국회의원….

그런데 세월호 참사 특위위원장이라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심재철은 세월호 참사를 개인회사의 잘못으로 인한 안전사고라면서 특별법 제정이 부당하다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아직 10명은 시신도 인양하지 못한 실정인데 세월호 특위의원장이라는 국회의원이 그런 글을 올리다니!

그래놓고 말썽이 되자 갖가지 변명을 늘어놓다니! 그네 정부와 새누리당 그리고 권력의 주변에서 밥그릇을 챙기고 있는 인간들의 속내를 모른 바는 아니었으나 심재철의 언행을 보면서 그네와 새누리당이 결국 무엇을 노리는지 알 수 있다.

“개자식들”이라는 욕도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한겨레신문 1면에 실린 아이들의 초상과 그 부모들의 글.
자식을 키운 나도 그 부모들의 마음을 다 읽지 못한다.

아마 평생 자식을 낳아 길러보지 않은 인간들은 신문을 읽어도 그 부모들의 심정을 그릴 수 없을 것이다.

자녀의 방을 치우지 않고 기다리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지도 않을 것이며 더더욱 찡한 마음에 흐르는 눈물을 찍어내는 일도 없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은 앞으로 세월호참사와 같은 안전사고의 재발을 막자는 법이다. 또 그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물음으로써 우리 사회의 안전장치를 확고히 하자는 법이라고 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무엇이 두려워 반대한다는 말인가. 이미 대통령도 끝까지 유족들과 함께 하겠다고 국민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에 동의하였다. 그런데 이제 와서 청와대는 자신이 한 말을 뒤집고 유족들을 외면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시간 끌면서 유야무야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태도가 오히려 자신들의 책임을 은폐하려는 의도로 보이면서 결국 국민적인 분노를 키운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는 명백하게 국가재난구조시스템의 잘못으로 인한 집단학살이라고 주장한다. 집단학살이 법리상 맞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는 그런 주장에 동의한다.

그러면서 집단학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무능하게 아이들의 죽음을 방치한 절대적인 책임은 국가가 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조속하게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유족의 뜻 자식을 키우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뜻이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다시 국민의 뜻을 거스리고 정부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오는 7월 24일은 세월호 참사 100일째라고 한다.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10명이나 된다.

그런데 진상 규명에도 협조하지 않는 정부, 아이들의 죽음을 개인적인 사고로 몰아가는 새누리당, 그리고 등신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 .

그들의 움직이는 정치판이 마치 저승사자들의 굿판처럼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시일까? 후덥지근한 장마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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