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교육감들이 움직이고 있다."
"양형일후보를 포함한 보수진영의 교육감후보들이 시민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진영을 넘어 '시민후보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 지역의 교육수장을 잘 뽑으려고 고심에 찬 움직임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지 않는가. 탄탄대로를 만드려는 혁신진영과 와신상담 권토중래를 꿈꾼 실력진영이 각각의 승리를 위한 셈법으로 바쁘게 후보단일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선의의 눈으로 보면 자기 코드에 맞는 좋은 대표를 뽑아 지역교육을 위해 뜻깊은 성과를 만들겠다는 애정어린 의욕이 깔려 있다. 6.4 교육자치 직선2기가 되면서 선의의 뜻을 넘어 걱정스런 대목이 감지되기도 한다. 진영간에 사활을 건 전략적 움직임이 본질을 퇴색시켜 보인다.

그 핵심은 '시민후보단일화론'안에 담겨있다. 혁신슬로건으로 대표되는 교육세력과 실력광주로 상징되는 교육세력 간의 목표달성을 위한 각축전은 현재로선 호각지세(互角之勢)다.

오늘, 대한민국의 교육적 화두는 '학교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대세요, 대의다. 누구라도 동의하는 위기적인 교육문제는 교육과정에서 청소년 자살까지 산더미같다. 우리 지역의 '시민후보'를 꿈꾸는 사람들은 그 주제를 정면으로 껴안아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교육 이슈를 비껴가면서 지역에서는 진보-보수라는 이념적 대립각으로 그 중심축을 굴절시키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더 슬픈 일은 '학교를 바꾸자'는 가슴 따뜻한 혁신적인 이야기를 끌어앉지 않고 감정적 비난을 퍼붓고 있다. 지역에서 보수적인 경향의 교육비호세력들은 '무조건 실력'회복을 내세운 채 일부 정치권력과 유착되어 고뇌를 거듭하는 혁신진영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안타깝게도 미미하고 아마추어적인 진보진영의 처신, 차별적인 신뢰를 만들지 못한 혁신세력의 무기력한 틈을 비집고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시민후보가 되겠다'는 말은 시민정신을 받들겠다는 다짐이어야 한다. 시민정신은 자유주의 산물이다. 우리 현대사 안의 동학정신, 항일정신, 4.19정신, 5.18정신이 모두 개인의 권리를 보존하기 위해 뭉친 의로운 시민들의 역사적 외침이었다. 우리 시대의 시민후보 역시 '함께, 더불어' 공동체 정신을 담겠다는 다짐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시민이라는 이름을 거는 순간, 시민후보는 혁신적 자유주의 정신을 바탕에 두고 '더 나은 평등, 더 많은 자유'의 교육적 책무를 짊어지겠다는 말이다. 그것은 흉내내기가 아니다. 그런 헌신적 노력의 과정이 있어어야 한다. 시민운동이 되었던, 정책적 노력의 과정이 있었던, 시민을 위한 복무가 있었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후보라는 말은 내부 단일화용이 아니라 6.4지방선거의 시민정신을 담는 진정성을 담는 결선용 구호여야 한다. 허나 지금 유행처럼 '시민후보'를 언급하는 것은 얄팍한 선거전략의 하나라는 것을 시민들은 가려서 보아야 한다.

지금껏 시민을 위한 복무로 청춘으로 보내고 자기 희생을 던져 양심을 지킨 사람들이 최종 선택되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이 원하는 교육감이요' 시민후보와 일치된 사람인 것이다.

혁신적 자유주의를 꿈꾸지 않은 채 너나없이 '시민후보'라고 사용하는 순간 시민후보의 신선도는 땅에 떨어진다는 말이다. 이는 잘못된 혁신논리로 진정성을 훼손시키는 얄팍한 선거술수일 뿐이다. 자기 진영안에서 시민을 묶고 단일한 대오를 형성할 수 있도록 명분과 실리를 얻어, 결국은 자기 세력들을 모으고 결집력을 통해 분위기를 끌고가려는 태도다.

교육에는 진보도 보수도 없어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이념논쟁의 날을 세우는 순간 백년대계의 교육적 가치는 본말이 전도되고 내용을 스스로 훼손시키게 될 것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지역교육이 '혁신적 자유주의'시민정신을 어떻게 존중할 것이냐가 이번 교육감 선거의 포인트여야 한다.

정치인 출신을 비롯하여 혁신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보수들마저 '시민'후보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유행을 탔을 뿐이다. 이제 권리의 주인공인 시민이 유행에 취한 것인가 본질을 취해야 할 것인지 간파해야 한다.

이번은 전에 없던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광주교육의 원로들의 움직임이다. 역대교육감, 교육장 모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심이 쏠리도 있다. 그들 역시 '전국을 선도하는 광주교육'을 위해 제대로 된 6.4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들이 평소 시민을 위해 헌신을 해온 기억이 뚜렷하게 있었던가?

이번 교육감 선거의 열쇠를 쥔 사람은 누구인가? 숨은 그림찾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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