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도전받는 광주교육 ... 진정성 회복해야
현 교육감 위기, 진보의 편향과 구태가 원인  

올해는 시장을 뽑고 교육수장을 뽑는 해다. 혹자는 교육감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거나 이미 교육감선거의 관심은 6.4의 중심에 서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최근 들어 '실력교육'을 둘러싼 보수교육에 대한 논쟁이나, '혁신교육'을 둘러싼 진보교육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여전히 자치분권을 위해 지방권력이 정상적인 제 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우리 생활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정치는 생활이다. 생활의 일부임에도 무관심이 커지는게 또 정치현실이다. 정치를 혐오스럽게 만드는 정치인들이 많지만 그들이 우리를 옥죄는 수단을 쥐고 생활의 울타리를 규제하는 법률을 만들고 폐기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 두렵다.

나도 정치인들이 싫다. 우린 남들 눈치 안 보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를 쓰지만 그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우리의 이익을 정치적으로 넘보고 있다.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거기다가 안타깝게도 중앙정치의 희망이 꺾인지 오래다. 기득권을 가진 세력은 매스컴과 자본의 위력으로 무장하고 있다. 모래알처럼 쪼개진 우리들은 맥을 출 수 없다. 혐오스런 중앙정치가 양심을 가진 보통 사람들을 좌절시키고 정치로부터 내쫓고 있다. 야당, 여당, 진보, 새정치세력이 정치적 갈증을 대변하지 못하는 것도 모두 중앙집중식 해법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중앙정치의 역할이 붕괴된 상황이다. 지방정치의 비중이 선거를 통해 커지는 것 역시 슬픈 일이다. 그와 달리 정말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은 세계화가 아니라 지방화만이 살길이라고 하지 않은 이상 지방정치가 살아날 길은 요원하다.

언제 쯤 맛깔스런 지방정치를 만날 수 있을까? 지방선거만 되면 군웅이 활거하듯 출사표의 숲을 이룬 지금 그들의 구호를 제대로 읽어가기란 난수표같은 일이다.

진정어린 후보로 '누구'를 선택할 수 있을까? 정치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없는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이슈'는 무엇일까? 앞으로 양식있는 사람들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가? 여러가지 사념들이 바삭바삭 타들어 온다.

'현 교육감 재출마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진보교육을 대표하기에는 함량미달이라는 지적이다. 현교육감에 대한 실망은 전교조에 대한 실망이다. 전교조는 헌신성과 앞선 희망을 대표적으로 책임져 준 조직이다.

우리 지역에선 그런 사회적 역사성과는 다른 모습이 전교조라는 것이다. 요는 정리하면 진보교육의 지역색깔에 맞는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는 지적과 다양한 문제 앞에서 원만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출판기념회를 한다. 재출마 선언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아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는 선택할 수 없는가?

문제의 핵심은 이보다 더 큰 곳에 있다. 진보라고 이야기하지만 구태정치세력의 행태를 벗지 못하는 담합과 패거리문화가 더 심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불통이라 하고, 부조리하다 하고, 진보를 담는 알맹이도 없다는 비판을 귀가 닳도록 듣는다.

진보를 왜곡시키고 진보를 혐오하게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진보정치는 끼리끼리 그들만의 원맨쇼가 아니다. 더 열고 더 듣고 더 이해시키고 더 헌신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책무를 짊어졌다.

우리들은 누구나 가슴벅찬 지역교육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공부를 잘 해 실력이 있다는 칭찬의 소리도 듣고 싶고,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 사회를 만들고 싶고, 너도 나도 의견을 내고 가장 괜찮은 쪽으로 의견이 모아질 수 있는 민주적인 세상을 살고 싶고, 정치적 주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어떤 가치를 담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교육을 이야기하고 싶다. 선거를 앞 두고 무엇이 가치있고 무엇이 의미있는가?

오늘의 진보운동은 계급적 이분법의 분석틀로 걸 수 없는 시대다. 전선을 긋기 위해서는 유효할지 모르지만 풀어가는 방법은 호소력을 잃은지 오래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얼마나 복잡하고 다중적인가?

지금 6.4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국면에서 광주라는 지역이 짊어진 정치적 위치는 중요하다. 집권 세력은 극우와 극좌프레임으로 대척점을 만들고 그 중간에 머물러 있는 중도적 가치를 쓸어버릴 기세다.

첫번째, 이석기간첩사건, 서울시공무원간첩시건으로 형성된 공안정국의 효험이 적절하게 발동되고 있다. 두번째, 새정치세력이 우리 지역으로부터 폭발적으로 기대를 건 인기만큼 갈증을 희망으로 묶지 못하고 있다. 세번째, 진보적 양심세력이라지만 대중적 심리를 꿰뚫지 못하고 그들만의 구호가 메아리로 웅웅거리고 있다. 그 흐름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게 광주다.

그럼에도 광주 정치세력은 진보논리를 희석시키고 진보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장본인들이요, 진보적인 안목조차도 지역에서 담론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중추수적 태도가 아니라 대중의 요구지점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는 진보는 광주가 이끌어온 정신을 일거에 수족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감금시키고 있을 뿐이다.

시민세력 역시 후보들에게 부하뇌동상태다. 선거문화를 바꿀 의지도 내용도 보이지 못한 채 휩쓸리고 있다. 양심적 호기만 있지 전망을 끌고 가야 할 시대정신이나 철학적 안목으로 시민들을 정치적으로 결집시키지 못하고 있다. 낡은 사상적 지렛대만 붙잡고 감당하기 버거운 미래의 희망을 세우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는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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