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진 맨 낯을 드러낸 그네

임기 내에 약속을 지키겠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어떻든 2014년 부터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들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했던 그네의 공약은 일단 파기되었다.

그네는 국무회의 석상에서 어르신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사안의 중대성으로 볼 때 대국민 ‘사과’로는 미흡함에도 방송에서는 ‘사실상 사과’라고 한다.

공약의 파기는 한 마디로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그네가 거짓말을 했던 지 아니면 국가의 재정상태를 제대로 못 본 멍청이였던지, 둘 중의 하나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20만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서운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불신의 도가니가 된 것을 개탄한다.
“국민통합 국민 행복시대 창조경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신뢰 프로세스….”

▲ ⓒ청와대 갈무리

솔직히 화려하고 현학적인 언어의 화장술이라는 의심을 했다. 그걸 못 보는 유권자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7개월 만에 본색을 드러내면서 힘없는 노인들을 우롱하는 사태에 보고 있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논어에도 정치의 요체는 신뢰라고 하면서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또 공자님은 정명(正名)에 대한 설명을 통해 지도자는 지도자다워야 함을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 정치판은 온통 거짓과 불신이 판을 치고 그 중심에 그네가 있다. 믿음 없는 정치는 억지를 만들고 억지는 독재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필연이다.

지금 그네는 그 길을 가고 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대표라는 자는 모든 노인들에게 주겠다는 공약은 아니었다는 말로 그네에게 아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스마트폰 시대에 전형적인 내시의 모습을 본 느낌이다.

믿음이 깨진 나라.

반성 없는 그네는 주렴 뒤에 숨어 자신의 아버지 시대를 말하고, 주변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은 백성들을 향해 종북 좌빨을 외치며 피 튀기는 칼을 휘두르고, 거세된 들쥐 떼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깃발을 흔들어 환호하고 있는 꼴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꼬였다. 청와대는 여전히 불통이고 야당은 빈손으로 맥없는 국회로 돌아갔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수사로 시작된 국정원의 반격은 있지도 않은 NLL 문서 공개로 시작하더니 이석기 내란음모에서 맴돌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총장의 사표를 받아들이지 않고 불륜 사실을 감찰하겠다는 코미디나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네와 새누리당은 민생을 말한다. 민생을 말하는 그네들이 서민들을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얼마나 했는지 나는 모른다.

▲ 지난달 29일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국정원 개혁 촉구 촛불집회. ⓒ민중의소리 갈무리

민생은 정치의 구호가 아니라 행정의 기술이다. 정치가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법만으로도 민생은 안정될 수 있다. 그런데 부자감세를 철회하지 않고 돈 없다고 민생 파탄을 부추기는 정치를 하고 있으니!

그네의 사병 집단이 된 새누리당. 야당의 존재는 희미하다. 그네의 앞에서 북치고 장구 치는 반민족 반민주 반서민 언론의 충성 경쟁이 눈물겹다. 옛 어른들은 사내답지 못한 인간들에게 “꼬추 따서 개나 줘버리라”고 했다. 정말 그렇게 해야 될 인간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정치의 파급효과는 크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방법이야 어떻건 목적을 이루면 그것이 선이라고 우기는 가치전도 현상을 사실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있다. 거짓정치는 국민들의 죄의식을 마비시키는 일이다.

국민들의 분노와 증오를 조장하는 일이다. 죄의식 없는 국민들의 분노와 증오가 어디로 향할 것인지는 국민을 배반한 정부가 나라를 제대로 지켰던 적은 없었던 동서고금의 역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민심이 곧 천심이요 백성이 곧 하늘이라면 거짓말 정치는 하늘과 백성에 대한 기만행위임을 모르는 것일까. 노인들에게 돈을 얼마나 더 주고 덜 주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아동 무상 보육비 축소가 문제도 아니다. 4대 중증 환자 지원 폐기가 문제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약속을 못 지킨 거짓이 더 큰 문제다.

부자증세를 포기하면서 노인들에게 줄 돈이 없다는 변명도 그렇지만 국민을 향한 진솔한 사과가 없다는 사실이 또 다른 문제다.

이제 시국 선언, 꺼지지 않는 촛불 시위 등 국민적 저항은 거세질 것이다. 그네 정권의 거취가 불안하다.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 민족의 미래가 암담하다.

201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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