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소방본부, 안개․거꾸로 나온 태아 악조건 뚫고 분만 성공

섬에서 사는 30대 산모가 긴급 출동한 소방헬기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11일 전라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아침 6시 40분께 완도 노화도에 사는 임산부 장모(34) 씨가 양수 파열로 정상적인 분만이 어렵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에 전남소방본부는 상태의 심각성을 알고 즉시 소방항공대로 헬기 출동을 지시했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개가 짙어 헬기 출동이 어려웠다. 해경에 연락해 선박을 출항, 해남 땅끝마을로 임산부를 후송토록 했다. 이어 119구급차량으로 전남대 부속병원으로 이송 중이었으나 임산부 및 태아 상태가 악화됐다.

▲ 전남 완도 노화도에 거주하는 임산부 장아무개(34)씨가 지난 10일 오전 전남소방헬기로 응급수송 중 헬기안에서 분만한 후 전남대병원 옥상에 도착하고 있다. ⓒ전남도청 제공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소방 헬기가 출동했다. 소방헬기는 이륙해 해남 땅끝마을로 향했지만 기상 악화로 해남 화산초등학교에 착륙해 구급차량으로부터 임산부를 이송받았다. 전대병원 후송 중 병원 도착 5분 전인 오전 8시 10분께 기내에서 응급분만이 이뤄졌다.

어려움은 계속됐다. 출산 중 태아가 거꾸로 나오는 응급상황이 발생했고 태아의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항공구급대원들은 전대병원 의사와 전화통화를 유지하면서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해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병원에 도착한 산모와 아기는 현재 건강한 상태다. 해상, 지상, 공중 및 병원이 총동원돼 소중한 새 생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악기상을 뚫고 새 생명을 태어나게 한 헬기 조종사 최순연(58)씨 등 소방항공 대원들은 안도와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헬기 내 응급분만은 전국에서 최초다.

▲ 전남소방헬기로 응급수송 중 헬기안에서 분만된 신생아가 전남대병원 옥상에서 간호사의 품에 안겨 있다. ⓒ전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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