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전체를 끝장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송전탑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는 곳이 상동면입니다. 도곡 마을은 상동면과 산외면 중간 접점지역입니다.

이 도곡 마을에는 86세 되신 김말해 할머니가 살고 계십니다. 윗도곡에서 17살에 논 두마지기 밖에 없는 가난한 아랫 도곡 전씨에게 시집 왔습니다. 삼베 짜고 나무해서 사십 리나 되는 밀양시에 나무이고 팔아 모은 돈으로 밭 600평을 사셨답니다.

▲ 경남 밀양 부북면 평밭 송전탑 공사현장 앞에서 지난 5월 25일 마을주민들과 탈핵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공사중단을 촉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갈무리

그 밭에 농사한번 못 짓고 남편이 보도연맹으로 몰려 1950년 7월에 죽고 시신조차 찾지 못했답니다. 홧병으로 시어머니가 삼년 후에 돌아가시고 아들, 며느리까지 돌아가시어 묻은 그 땅에 철탑 세운다고 무덤 이장하라고 한전이 말뚝 박더니 어렵사리 60여 년 전에 사놓은 밭과 논 1200평을 아예 팔지도 못하고 은행대출도 되지 않는다 하니 할머니는 절망했습니다. 그 이유는 살아 있는 유일한 아들인 장남 전00 할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서입니다.

젊은 우리도 허덕대는 109번 철탑에 할머니는 한전 발에 밟혀 죽기 위해 2시간이나 걸리는 산길을 기어서 올라 갔습니다. 올라가셔 지팡이로 한전을 몰아냈습니다.

죽으면 죽었지 철탑 못 세운다고 하시면서 깡마른 손으로 저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저는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 ⓒ민중의소리

** 도서출판 <일과놀이>는 모든 사람이 서로 아끼고 섬기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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