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박근혜 정부는 조건 없는 남북대화에 적극 나서
개성 6·15민족공동행사를 합의하고 보장하라!

6년 만에 열릴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수석대표 격에 대한 문제로 무산됐다. 1,600명의 기자가 취재신청을 할 정도로 온 겨레와 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회담무산 소식에 국민들은 실망과 안타까운 심정을 금치 못하고 있다.

회담의 수준을 장관급으로 하자는 제안은 남측에서 하였다. 회담대표를 누구로 하느냐는 남과 북이 각각 알아서 결정하면 되는 문제다.

남과 북은 68년 동안 갈라져 살아왔기 때문에 크고 작은 차이가 존재하며, 정부조직에서도 직급에 대한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조율해가는 것이 대화의 원칙이며, 6.15공동선언에서 합의한 정신이다.

남과 북은 이미 21차례 장관급회담을 하면서 이런 자세와 정신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화해와 협력, 자주통일의 길을 걸어왔다. 또한 그동안 쌓인 경험도 풍부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6.15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대표단 격을 문제 삼아 회담이 무산되는 수치스런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과연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 회복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를 갖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번 기회가 얼마나 어렵게 만들어졌는가?

해답은 진정성과 의지에 있다. 지금은 자존심을 놓고 싸울 때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양보하는 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순간이다.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겨레의 열망을 먼저 생각할 때다.

이번 대화는 이명박 정부에서 막혀버린 남북의 길을 열어 대결시대를 마감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여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피눈물을 흘리고 있을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과 남북관계 개선을 갈망하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헤아려야 한다.

그리고 6.15공동선언을 인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개성 6.15민족공동행사를 합의하고 보장하는 일부터 시작하라.

이번 기회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난 3월부터 5월 중순까지 한반도에서는 군사적 위기가 1953년 전쟁이후 최고조에 달했다.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는 3월 11일, 북의 정전협정 백지화라는 초강경대응으로 60년 동안 전쟁을 막아주던 최후의 안전장치가 사라졌으며, 남북대결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되었다.

정전협정 60년을 끝내고 평화체제를 만드는 일에 모두 나서자.

만약에 박근혜 정부가 정치적 계산으로 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뜨거운 심장과 냉철한 눈으로 박근혜 정부의 진성성과 대화의지를 지켜볼 것이다.

6․15공동위원회광주전남본부는 공동선언 13주년을 맞이하여 광주에서는 6월 14일 저녁 7시 상무시민공원에서, 전남은 15일 저녁 7시 순천 조은프라자에서 시도민과 함께 남북관계 회복과 6.15공동선언 실천을 다짐하는 기념대회를 성대하게 진행할 것이다.

우리 모두 민족의 힘과 지혜를 모아 분단의 벽을 허물고 통일의 문을 열자.

2013년 6월 12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광주전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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